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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경기도로 '똘똘한 한채' 원정투자

평촌·분당 중심으로 집값 신고가
경기도 외 거주자가 사들인 아파트
65% 이상은 서울주민이 집주인

서울서 경기도로 '똘똘한 한채' 원정투자
6·17 및 7·10 대책으로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서울을 넘어 경기도로 확산되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7월 이후 서울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아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린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을 보면 7월 관할 시·도 외에 거주지를 둔 사람이 경기도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는 1만3979건이다. 그중 9134건이 서울 거주자들이다. 서울의 다주택자나 현금 부자들이 서울 알짜단지의 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경기지역 아파트 매수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더샵센트럴시티는 최근 신고가를 잇따라 갈아치웠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 매물은 지난달 7일 11억3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단지 전용 96㎡ 매물은 지난달 29일 12억원에 거래되며 기존 신고가를 1억500만원 경신했다.

해당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직전 거래됐던 최고가는 로열동 로열층으로, 지금은 비슷한 조건으로 12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평촌더샵센트럴시티는 평촌 구도심 내 지어진 신축 대장 아파트다.

인터넷 부동산플랫폼 '호갱노노'에는 최근 평촌지역 아파트 월간 검색방문자 1위를 평촌더샵센트럴시티가 줄곧 지키고 있다. 성남 분당의 대장주인 판교푸르지오 그랑블의 전용 97㎡ 매물도 지난 7월 27일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존 최고가였던 20억원보다 1억7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도 호갱노노 분당구 월간 방문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 서울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서울에서 거래된 5411건의 아파트 가운데 2112건이 신고가로 나타났다. 매매 거래 10건 중 4건이 최고가를 기록한 셈이다.

신고가 추세는 지역의 대장 아파트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전국 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월 대비 2.28% 상승했다.
이는 서울 등 전국 고가아파트 50개 단지의 평균가격이 한달 새 2% 이상 올랐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6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을 때는 아파트 가격이 다 오르지만 경기가 안 좋을 때는 향후 오를 곳에 수요가 몰린다"며 "선진국에서 유동성 장세에서도 공급을 늘리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한 것처럼 국내에서도 공급 확대만이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