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안중근 의사'로 秋 감싼 與, 윤봉길 손녀 목소리는 떨렸다

논란 촉발 박성준 與 원내대변인
윤봉길 장손녀 윤주경, 같은 국방위서 대면
서욱에 휴가규정 완화 촉구한 박성준
윤주경, 박성준 앞에서 작심비판 

'안중근 의사'로 秋 감싼 與, 윤봉길 손녀 목소리는 떨렸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파이낸셜뉴스] -"추미애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란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떻게 감히 안중근 의사 말로 비교하는지 너무 참담하다"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 특혜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을 놓고 민주당이 추 장관을 지원사격하려다 과도한 인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결국 논란을 촉발한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공교롭게도 국방위 인사청문회에 함께 했던 윤봉길 의사 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호된 비판을 들어야 했다.

■영웅을 누구와 비교?

16일 민주당은 '위국헌신군인본분'이란 안중근 의사의 말을 인용해 서씨가 군복무 중 무릎수술을 받으면서도 복무를 이행했음을 강조, 성실히 군복무를 이행한 것을 부각시키려 했다.

그러나 휴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인사를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의 말과 연결시켜 강조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 의혹 받는 사람을 한순간에 영웅과 비교하는 우(愚)를 범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면브리핑을 내놨지만, 논란이 커지자 결국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약 3시간여만에 해당 문구를 삭제한 수정된 내용의 서면 브리핑을 재발송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국방부도 '휴가 연장에 특혜는 없었고 구두승인도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추 장관 아들과 함께 카투사에 복무했던 동료도 '서 씨에게 어떠한 특혜도 없었고 오히려 모범적인 군 생활을 했다'라고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윤주경, 박성준 앞에서 작심비판

이러한 논란에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감히 안중근 의사 말로 비유하는지 너무 참담하다"며 강력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윤 의원과 박 원내대변인은 서욱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마주했다.

서욱 후보자에게 박 원내대변인은 군 휴가규정 완화 필요성을 제안했고, 바로 질의순서를 이어받은 윤 의원은 눈을 질끈 감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박 원내대변인의 브리핑을 작심비판에 나섰다.

윤 의원은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너무 소홀하게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정말 끝까지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런 질의를 이 자리에서 참담한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이런 모습을 보려고, 이런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셨을까"라며 "안중근 의사가 이런 나라를 보시려고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했을까"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