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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금융지주사 회장, 국감증인 채택되나

임기제한 추진 중인 與 신청 검토
셀프 연임 논란에 정치권도 주목
민간 자율경영 해친다는 지적도

국회에서 윤종규 KB금융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실은 윤 회장과 손 회장을 10월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종 증인 재택 전까진 여야간 합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김 의원실은 증인 신청을 강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금융지주회장의 임기를 제한하고 지주사 경영진과 자회사 등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연임 이슈는 (두 회장을) 증인 신청한 여러 이유 중 하나"라며 다각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증인으로 거론된 윤 회장과 손 회장은 '셀프 연임'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윤 회장은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하면서 '셀프 연임' 논란에 휘말렸다. 손 회장은 올 초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의 책임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이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이 받아들인 덕분에 연임에 성공하며 논란에 휩싸였었다.

다만 국감시즌 때마다 금융지주 회장을 국감증인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우선, 최근 금융지주 경영진의 셀프 연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국감 증인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4대 지주사는 금융지주회장 선출을 위한 최고경영진(CEO) 육성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지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현 경영진이 롱리스트(잠정 후보군)와 숏리스트(최종 후보자군)에 포함된 이유가 투명하게 공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현 경영진이 차기 경영진 후보에 포함되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영향력이 크고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민간 금융사의 자율 경영사항인만큼 증인으로 채택할만한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직이면 다른 후보들 보다 조직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보니 면접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겠지만, 최근 사외이사들은 그룹 주주가치 제고 부분을 더 고려할 것"이라며 "주요 금융지주의 60% 이상이 외국인 주주라 그룹 경영성과를 우선시해 오히려 전보다 (경영진 선출이)투명하다"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