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소재 전혀 몰라"
"한국행 추진위원회까지 조직했었지만.."
"조성길 배신자로 규정할 것..딸 처벌 피해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국민 사살 및 화형 만행 진상조사 TF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태 의원은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미국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권운동을 빗대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옛 동료인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임시대사대리의 소재를 젼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태 의원은 북한에 강제귀환 된 그의 딸을 위해 언론 노출을 자제하기 바란다며, 이날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먼저 나는 조성길 전 임시대리 대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2018년 조성길이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서 그를 우리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다. 당시 나는 킨타나 UN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한 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조성길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조성길이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며 활동을 하게 되면 조성길은 물론 북으로 끌려간 딸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면서 “결국 나는 내가 조직한 ‘조성길 한국행 추진위원회’를 자동 해산하고 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을 선포했다. 그때부터 나는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 전 대사와 ‘20년 지기’라고 밝힌 태 의원은 조 전 대사 본인 동의 없이 관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며 “그래서 현재 대한민국에 와 있는 북한의 전직 외교관들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우리 정부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탈북한 외교관들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대우나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탈출해 상주하고 있던 현지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고 있을 경우, 북한에서는 그들을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농촌으로의 추방이다.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과 해를 가하는 발언 등을 하는 경우, 북한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없는 범죄 사실도 만들어서 뒤집어 씌우고, 심지어 테러 위협까지 가한다. 두 경우의 수위는 완전히 다르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와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나는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태 의원은 이어 이날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지만, 조 전 대사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행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입국이 승인되면 현지 한국대사가 입국 절차에 필요한 긴급여권을 발급한다. 대사는 여권 발급에 관련된 사안을 상관인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되어있다”며 “통일부 장관보다 외교부 장관이 관련사실을 먼저 알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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