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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韓망명 '가족 안위' 걱정에 알려지기 꺼려

전해철 "조성길, 지난해 7월 자발적 한국行"
태영호 "무분별한 망명 노출..反인도적 문제"
강경화 "망명 과정서 외교부 충분한 역할해"

조성길, 韓망명 '가족 안위' 걱정에 알려지기 꺼려
지난 2018년 11월 돌연 자취를 감춘 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줄리아 폼필리 트위터) 2020.10.7/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사실이 알려지기를 꺼린 것은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국회에서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자진해서 왔고,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전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입국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국가정보원은 전날인 6일 조 전 대사대리 한국 망명 보도 전에 이미 정보위 여야 간사들에게 관련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사실이 본인의 동의 없이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노출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태 의원은 이 같은 노출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조 전 대사대리의 딸에게 가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북한에서는 외교관이 탈출 이후 주재 국가에 머물면 도주자·이탈자로 보지만 한국으로 갈 경우 배신자·변절자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보도에 대해 “저도 기사를 보고 놀랐지만 경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고 드릴 말씀도 없다”면서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강 장관은 ‘조 전 대사대리의 국내 송환 과정에서 외교부의 역할이 있었느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충분한 역할을 했지만 상세한 내용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번 건은 언론사가 취재력을 발휘한 보도가 아니고 정부 당국이 사실상 흘려 공개한 셈이 됐는데 어떤 의도를 갖고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그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만 강 장관은 '탈북자에 대한 망명 사실을 밝히는 것이 향후 북한 고위급의 망명에 악영향을 미치고 반인도적 성격도 있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