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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금 환불 안해주고 운영중단… 해외 한인민박 피해 집단소송 직면

공정위 해외여행 민원 상담 급증
코로나 장기화로 여행 취소 영향

"소송까지 가지 않고 예약금을 환불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9개월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 소재 한 유명 한인민박 업체가 수개월 동안 예약금에 대한 환불을 고사해 예약자 수십명이 집단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팔로워가 4400여명에 달하는 프랑스 파리 소재 P한인민박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업주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예약금 환불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P업체의 향후 운영여부 관련 공지 등 아무런 내용이 없어 "연락달라"는 소비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당초 지난 5월 파리여행을 준비하던 대학생 A씨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이었던 지난 2월 P업체와 10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숙박하는 일정으로 예약했다. A씨가 송금한 예약금은 약 28만원. 이후 3월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P업체 측은 환불 대신 내년까지 숙박 날짜 변경을 유도했다. 업체 측은 "지금 당장 월세며 매달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것만으로도 걱정이다. 생계와 연결돼 있다보니 현재로서 최선은 쿠폰제 또는 날짜변경"이라면서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업체 측의 사정에 숙박 날짜를 변경했고, 이후 지난 8월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사그러들 기미가 없어 업체 측에 재차 환불 요청을 했으나 업체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A씨와 같은 피해자들은 지난달까지 확인된 이들만 30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난 6월 30일부터 하루에 한번씩 매일 연락하고 있는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피해 예약자들은 P업체 인스타그램에 "9월1일까지 기다려보고 집단소송을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


이 같은 피해자들의 단체행동에 P업체는 3개월여간의 침묵을 깨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운영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달부터 한달 간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냈다.

한편 공정위 등이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부터 일주일간 '해외여행' 관련 상담건수는 1353건으로, 전체 서비스 분야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4째주(21~27일) 기준 '해외여행' 관련 상담건수는 69건(10위)으로, 하루에 약 10건 가량으로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