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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영구채 발행 줄줄이 대기 [마켓워치]

코로나 대출 확대·M&A 지출 영향
KB·우리 등 신종자본증권 준비

금융지주사가 공모 시장에서 영구채 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에 자금이 소요된 데다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코로나19 관련 대출을 확대하며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은 이달 공모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 채비로 분주하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갖지만 재무지표 산정 때 자본으로 계산된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과 더불어 자기자본비율(BIS), 자회사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 상승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0일 5년·10년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부여된 영구채 최대 5000억원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1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854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에 기존 목표치(3000억원)보다 2000억원 증액 발행키로 했다. 이달 발행물량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서만 KB금융지주의 영구채 발행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올해 M&A 자금 소요로 떨어진 자본 비율을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영구채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지주는 지난 8월 2조2995억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도 21일께 콜옵션이 붙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14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800억원 모집에 1130억원의 기관 뭉칫돈이 몰렸다. 이에 회사는 1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3일께 1500억~2000억원 규모의 5년의 콜옵션이 붙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월과 6월 각각 4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은 바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지난달 4500억원어치의 5년 콜옵션부 영구채를 발행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들은 영구채 발행으로 출자 여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금융지주사의 영구채 발행은 이중레버리지 비율 관리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또 "영구채 발행은 BIS비율을 끌어올린다"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동안 영구채 발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