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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日 후쿠시마 오염수 기어코 방류할 텐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방침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16일 일제히 오는 27일을 일본 정부가 이 입장을 공식 발표할 디(D)데이로 지목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달 26일 취임 후 후쿠시마를 방문,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고 싶다"고 운을 뗐었다. 일본이 한국 등 주변국뿐만 아니라 자국 어업단체들까지 우려하는 오염수 해양방류의 위험성을 직시할 때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난 9월까지 오염수가 123만t규모로 누적됐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 추세라면 저장용량이 곧 한계에 이르러 전체 폐로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방류라는 손쉬운 방식을 선택하려는 이유다. 다만 그 과정의 자의적 발상이 문제다. 오염수를 재처리해도 삼중수소라는 방사성물질은 남지만 희석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 그렇다. 삼중수소는 소량이라도 체내 세포 손상이나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정설이어서다. 방류 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주장도 편의주의로 비친다. 국제 환경단체에선 오염수를 대형탱크에 장기 보관해 삼중수소의 반감기(12.3년) 이후에 방류하는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가 기어코 오염수 해상방류를 강행한다면 이웃인 우리나라도 큰 피해를 보게 됨은 자명하다.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이르면 1년 내, 늦어도 2년 후에는 동해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오염된 한국산 수산물에 대한 나라 안팎의 신뢰가 떨어져 어민들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이 동시에 위협받게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며칠 전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천명하긴 했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안이한 대응으로 비친다. 막후 외교채널을 가동해 방류 피해가 예상되는 국가들과 공조해 일본에 보다 단호한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바란다. 아울러 국제 환경단체들과 손잡고 세계 여론을 환기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