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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B부동산 통계중단 '씁쓸한 뒷맛'

[기자수첩] KB부동산 통계중단 '씁쓸한 뒷맛'
최근 집계중단 논란에 휩싸였던 KB부동산의 매매·전세 거래지수가 다시 제공된다. KB부동산에 관련 집계를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국토교통부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 '외압은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뒷맛은 씁쓸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부터 매매·전세 거래지수 공개를 중단한다고 공지하면서 "부동산 거래량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한국감정원 부동산거래현황 통계 자료 이용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수는 4000여명의 전국 공인중개사를 통해 설문조사된다. 매매 및 전세거래지수의 경우 거래량이 활발한지, 한산한지 설문조사해 0~200 범위로 매긴다. 100을 초과할수록 활발하다는 뜻이다.

'지수 제공 중단 결정에 정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KB부동산 측은 "거래지수 통계 중단은 9월에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2014년부터 한국감정원에서 실거래량 통계를 발표하고 올해부터 실거래가 신고기간도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 만큼 정확한 실거래량 통계보다 유의성이 떨어지는 매매 및 전세 거래지수만 중단키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지수가 실거래가로는 파악할 수 없는 호가나 매물 물량 등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전해주는 통계라는 점에서 KB부동산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KB시세와 감정원 시세가 벌어지자 국감에서 집중공격을 받았고, 이에 부담을 느낀 KB가 슬그머니 관련 지수 집계를 중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러자 KB부동산은 지수 제공 중단을 알린 지 몇 시간 만에 "다시 제공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달 네이버 부동산의 거래완료 기능 삭제 결정 등 부동산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시점에서 불거진 이번 해프닝에 시장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중복매물과 허위매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개업자들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부동산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중개업소를 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하는 시대가 소비자에게 좋을지 의문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