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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그룹 IPO 중 개미들 신청 규모, 독 시총 상회

[파이낸셜뉴스]
앤트그룹 IPO 중 개미들 신청 규모, 독 시총 상회
29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앤트그룹 본사 로비 전경. 사진=로이터뉴스1

세계 최대 규모 상장(IPO)이 될 중국 핀텍기업 앤트그룹 공모주를 사기 위해 중국 본토 개미투자자들이 맡긴 예탁금 규모가 독일이나 캐나다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전날 밤 2조8000억달러(약 3170조원)가 공모주 배당에 몰렸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개미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규모다.

독일이나 캐나다 주식시장보다도 규모가 크다. 독일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또는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더한 것보다 중국 개미투자자들이 앤트그룹 주식을 사겠다고 맡긴 돈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상장 뒤 주가가 추가로 큰 폭의 상승흐름을 보일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알리페이 등 온라인 결제로 유명한 업체로 상하이와 홍콩에서 다음달 5일 동시 상장된다.

앤트그룹이 상하이판 나스닥시장으로 알려진 스타마켓 상장을 위해 제출한 공시서류에 따르면 상하이 주식시장 상장 공모주를 배당받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500만명을 웃돈다.

이들이 공모주를 사겠다고 맡긴 금액은 배당된 공모주의 870배를 웃돈다.

WSJ은 개미 투자자들이 스타마켓 IPO에 참가하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을 감안하면 이는 더 엄청난 규모라고 전했다.

스타마켓 규정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IPO 공모주를 배당받으려면 최소 2년 이상의 주식 거래 경험이 있어야 하고, 증권계좌 자산이 50만위안(약 84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홍콩시장에서도 열기는 뜨겁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본토만큼은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2.5% 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몰려든 규모가 배당 규모의 389배에 이른다.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배당되는 공모주는 앤트그룹 전체 지분의 2.5%에서 10%로 높아지게 됐다.

일부 개미투자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공모주 신청에 나서고 있고,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자신의 예탁금보다 최대 20배 많이 신청할 수 있도록 신용을 제공하고 있다.

공개된 공모가를 기준으로 다음달 5일 IPO 규모는 344억달러로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IPO 규모 294억달러를 제치고 세계 최대가 된다.

그러나 수요가 클 경우 주간사은행들이 IPO 규모를 15%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그린슈' 옵션을 실행하면 규모는 395억달러로 커진다.

엄청난 열기를 감안할 때 옵션 실행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