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은 미국 대선 변수를 시나리오별로 설정하고 거시경제·금융시장 관련 릴레이 회의로 긴급점검에 나섰다. 선거결과 불복, 법적 분쟁 등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며 금융시장 요동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대선 후 불확실성 엄중 대처"
정부와 금융당국은 미국 대선 전인 지난주부터 거시경제·금융 관련 회의를 잇달아 열고 시장을 긴급점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4일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 대선 결과 관련 국제금융시장의 반응과 국내 경제, 금융·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이승헌 한은 부총재 주재 상황점검회의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총재 주재로 격상해 진행키로 했다. 앞서 2일 이 총재는 한은 집행간부회의에서 "최근 유럽 중심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미 대선 결과 등에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5일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합동으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미국 대선 불확실성에 엄중 대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코로나19 초기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다가 최근 2주 단위로 조정됐다"며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다시 1주 단위로 변경돼 집중점검할 수도 있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기재부 김용범 1차관은 4일 기재부 내 경제정책국, 국제금융국, 대외경제국, 국고국 등 거시경제금융 부서를 소집해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실물경제, 금융시장 파장을 점검했다. 또 기재부 내 '미 대선 대응 실무 태스크포스(TF)'에 미국 대선 이후 전개될 상황별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라고 지시했다.
환율 변동성 우려…수출기업 대비를
금융당국도 연일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먼저 금융위는 지난 3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갖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4일에도 김태현 사무처장 주재로 미국 대선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또 5일, 6일에도 점검을 진행하는데 특히 6일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회의가 진행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3일 임원회의를 갖고 대선 후 미국 금융시장 불확실성 관련 시장을 집중 점검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대선불복·법적분쟁 등 대이변을 대비하면서도 선거가 큰 탈 없이 마무리되면 미국 경기부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한·미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개선될지 주목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수출기업은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lkbms@fnnews.com 임광복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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