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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질주하는 코스피, 기업 발목 잡을 때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fn사설]질주하는 코스피, 기업 발목 잡을 때 아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첫 2700선을 돌파한 4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35.23포인트(1.31%) 오른 2731.45를 나타내고 있다./뉴스1


코스피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4일 역대 최고치인 2731.45로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밀어올렸다. 특히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쓸어담았다. 지난 11월부터 6조원어치나 샀다. 미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모두 올랐다.

한국 증시의 힘은 반도체·바이오·친환경 관련주에서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 등 대형주들이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전기차 질주에 힘입어 6년만에 19만원을 넘었다.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 속에 사상 첫 3000선 돌파도 넘본다. 코스닥도 사상 최고치인 913.76을 기록했다. 증시는 기업 투자 확대의 통로다. 증시가 활황일수록 기업은 자금조달이 쉽다.

하지만 지금 국회에는 기업규제 법안이 넘쳐난다. 법안은 시장을 좌지우지한다. 그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정부·여당은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비롯해 집단소송제·징벌적손해배상제 확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연내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3법을 '코스피 3000법'으로 부른다. 게다가 최근 국민의힘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임이자 의원)을 별도 발의했다. 근로자가 사망하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게 골자다. 당초 이 법안은 여당이 처리를 주도했다. 국민의힘까지 가세했으니 이제 법안 처리는 시간문제다. 코로나19가 기업 숨통을 점점 조이는 데도 온통 반(反) 기업법안이 판치고 있다.

환율도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대가 무너졌다. 2년 반 만에 최저치다. 4일에는 1080원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 정부가 달러를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달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당장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은 달러와 원화간 교환 비율이다. 달러당 원화 가치가 오르다보니 해외로 상품을 팔아도 이익이 줄어든다.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00원일 때 물건을 팔면 1200원일때 보다 수익이 줄기 때문이다. 많게는 수조원대까지 팔리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손익분기점 환율은 각각 1126원·1133원이다. 이미 해외에 물건을 팔아도 손해가 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금 기업은 매우 어렵다. 9월 반짝 반등했던 생산·소비·투자 3대 실물지표는 다시 하락세다.
정부가 내년부터 50인~299인 사업장에 주52시간제 적용을 강행하면서 중소기업들은 더 어렵다. 일감은 줄고 일할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다. 기업의 수출·투자 회복세로 3·4분기 경제성장률이 모처럼 반등했지만 코로나19 변수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지금은 정치권이 기업 발목이 아니라 손을 잡아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