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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김현미 국토 교체, 정책 기조 안 바꾸면 말짱 헛일

[fn사설] 김현미 국토 교체, 정책 기조 안 바꾸면 말짱 헛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장관 4명을 전격 교체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는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됐다. 행정안전부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는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여성가족부는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가 후임 장관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4인 부분 개각으로 문 대통령이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유임시켰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바꾸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올바른 결정이다. 김 장관은 지난 3년6개월 재임하는 동안 숱한 논란을 불렀다. 정책은 사사건건 시장과 충돌했다. 그 부작용으로 집값은 다락같이 올랐다. 임대인도 임차인도 다 입이 나왔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까지 껑충 뛰는 바람에 조세저항 조짐도 보인다. 최근 빵 발언에서 보듯 김 장관은 또한 수시로 구설에 올랐다. 정책은 신뢰가 생명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바로 그 신뢰를 잃었다. 시장은 김 장관이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교체는 불가피했다.

 우리는 후임으로 지명된 변창흠 내정자(55)에게 기대를 건다. 변 내정자는 비정치인, 학자 출신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LH 수장을 맡는 등 부동산 전문성이 깊다. 부동산 정책은 기존 수요 억제 중심 기조를 공급 증대 기조로 바꾸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변 내정자가 과연 이같은 기조 변화를 이끌어낼 역량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변 사장은 지난 8월 국회에서 "최근 세 정부(이명박·박근혜·문재인정부)의 주택 정책 순위를 매기면 문재인정부가 제일 잘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문 정부의 집값 상승률이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보다 훨씬 높다는 수치를 내놓았다. 아무리 정부 눈치를 보는 공기업 수장이라 해도 납득하기 힘든 평가다. 만약 변 내정자의 이런 평가가 소신이라면 부동산 정책 2기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집권 4년차 문 정부는 코너에 몰렸다. 4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에 그쳐 콘크리트 지지선(40%)이 무너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갤럽은 또한 2022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여론(44%)이 정권 유지를 바라는 여론(41%)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앞서 3일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 지지율을 37.4%로 집계했다. 한마디로 정권에 비상이 걸렸다. 이대로 가면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이번 개각으로 문 정부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듯하다. 여론이 등을 돌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한 덩어리는 부동산 실책, 또 한 덩어리는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이다.
김현미 장관 교체는 올바른 선택이지만, 변창흠 카드가 반전의 기회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을 유임시켰다. 앞으로도 한동안 유권자들은 지긋지긋한 검찰개혁 드라마를 더 지켜봐야 한다. 결국 이번 4인 개각은 반쪽도 아닌 반의 반쪽 효과에 그칠 공산이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