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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컨테이너 말고는 코로나 병상 대책이 없나

[fn사설] 컨테이너 말고는 코로나 병상 대책이 없나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컨테이너 병상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1일 신규 확진자 수가 689명으로 역대 2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요양원, 종교시설, 학원, 음식점, 가족·지인 모임, 군부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집단발병이 잇따르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고도 며칠씩 입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환자를 위한 병상도 동나기 일보직전이다.

서울의 경우 신규 확진자의 3분의 2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지 못한채 발을 동동 구르며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 서울시가 그나마 서울의료원 48개를 시작으로 서울의료원 분원, 서북병원 등 3개 시립병원의 유휴 공간에 컨테이너 병상 150개를 선제적으로 설치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의 부족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머지않아 방역과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이 한계에 다다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실토했다.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K방역을 전세계에 홍보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믿기지 않는다. 겨울철 급격한 확산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대체 뭘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부랴부랴 생활치료센터 3곳을 추가 개소하고, 연말까지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확충하는 계획을 내놨다. 중환자 전용 모듈 병원을 설치하고, 거점형 중환자 전담병원을 지정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또 임시 선별진료소 150여곳을 14일부터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했다.

알다시피 병상만 갖춰 놓는다고 환자 치료가 가능하지 않다. 전담 의료진 배정과 의료장비 확보가 필요하다. 일부 병원에서 정부의 신속한 병상 배정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까닭이다. 의료진들은 벌써 1년 가까이 계속된 사투로 '번아웃' 상태에 빠졌다. 검사 및 역학조사 담당 인력의 피로도도 극에 달했다. 공무원과 군인을 동원해 인력을 보완하겠다고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과부하가 걸린 의료체계의 마비가 걱정이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의 효과가 나타나 이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지만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찔끔찔끔 올리면서 고통을 오래 끄는 것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사실상 '지역 봉쇄'를 의미하는 마지막 3단계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바란다. 동시에 경제적 파장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야 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