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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도, 내용도 다 틀렸어"...설민석 예능에 이집트학자 '분노'

"지도도, 내용도 다 틀렸어"...설민석 예능에 이집트학자 '분노'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역사강사 설민석이 출연하는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을 비판하며 "그냥 보지 말라"고 말했다.

곽 소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일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을 두고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 힘들 지경"이라며 "지도도 다 틀렸다"고 꼬집었다.

곽 소장은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한 이집트학 전문가다.

그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곽 소장은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며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욘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고 말했다.

곽 소장은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의 역사를 파헤친다는 콘셉트의 tvN 예능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아래 글은 곽 소장의 페이스북 전문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보고 있습니다. (즐겨보고 있는 <경이로운 소문> 본방 사수도 포기하고....) 역시 걱정했던데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가네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지도도 다 틀리고.... (설민석이 그린 지도가 엉망인 건 둘째치고, 배경이 되는 저 시대의 이집트는 해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가 중심이었을텐데 대체 왜 이집트 내륙 깊숙한 곳에서부터 로마로 날아가는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고,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 정확히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서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죠. 그 이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로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합니다.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해서 이것은 사실이고, 이것은 풍문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언급해줘야겠죠.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리니....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세요.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