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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또 초동대처 실패인가

[fn사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또 초동대처 실패인가
유럽과 일본, 홍콩 등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도착층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설마하던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국내에 유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영국 입국자 3명에게 확보한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국 런던에서 거주하던 가족으로, 지난 22일 입국자들이다. 정부는 지난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지난 23일을 기해 영국발 항공편의 운항을 일시 중단한 상태였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 정도 더 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영국을 비롯, 유럽 12개국에 퍼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종이, 나이지리아에서는 새 변종이 출현한 상황이다. 레바논, 이스라엘,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상륙한 것이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의 경우 당국의 발표는 없지만 이미 변종이 확산 중인 것으로 의심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유전자 검사를 거의 하지 않아 보고된 사례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시점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가 우리가 방역 빗장을 걸어 잠그기도 전에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한다면서 지난 23일부터 영국 런던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또 모든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미온적인 조치에 그쳤다.

이날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되고서야 정부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영국과 남아공에서 들어오는 사람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14일간 격리하는 여러가지 유입제한 조치를 내놨다. 한마디로 '사후약방문'이다. 지난 21일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40개국이 영국발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하는 등 입국제한에 들어갔지만 우리는 이틀이나 늦은 23일에서야 운항중지 조치를 취했다.
그 이틀 사이에 변이 환자가 입국한 것이다. 우리 방역 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지난 1월 중국 우한 등에 대한 초동대처 실패의 악몽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