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들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야당의 반대 의견에도 임명이 강행된 28번째 장관급 인사라면, 29번째는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 후보자는 흠결과 관련 결정적 한방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청문회에 앞서 일찌감치 꼬리를 무는 각종 의혹에 쏟아진 점에서다. 여당 내부조차 "야당 동의를 얻어 무사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역대 인사청문회가 현역 의원 출신은 낙마가 없었던 것과도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황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해명을 하느라 시종 진땀을 뺐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을 뒤흔들고 있는 한달 생활비가 60만원 논란과 관련 야당이 집중적으로 이같은 이슈를 파고드는 상황에 대해 진화에 주력했다.
황 후보자는 "60만원이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언론에 나온 것은 생활비 중에서 집세, 보험료, 학비 등을 빼고 신용카드 쓴 것이 720만원 되는데 단순히 12로 나눈 것"이라고 했다. 또 "제 통장에 잔액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로 60만원이라고 계산됐는데 실제 생활비 지출은 300만원 정도"라며 "최대한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데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논란은 황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내용 때문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황 후보자가 가족 생활비로 쓴 금액은 720만원에 불과했다. 3인 가족 생활비가 월 60만원꼴로 전국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황 후보자가 해마다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자녀가 한 학기 학비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외국인 학교에 진학한 것을 두고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정의당 조차 "황희 정승도 믿지 못할 자린고비 수준이다. 단절에 가까운 일상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20대 국회 당시 병가를 낸 뒤 본회에 빠지고 가족들과 스페인 여행을 간 사실에 대해서는 "(해외에) 나간 뒤에 본회의가 여야 합의돼서 잡혔고, 그래서 그때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이 저 말고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사과했다.
황 후보자는 총 17번의 본회의 불출석 중 5차례 병가를 내고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다닌 것으로 드러나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야당은 황 후보자의 박사 학위 논문이 당시 국토교통위원회 의뢰로 작성된 연구 보고서를 그대로 번역한 내용이라며 "논문을 국민의 돈으로 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제가 쓴 것이 맞다"면서 "해외에 있는 표나 정의, 규정은 다른 사이트에서 저도 차용하는 것이고 교수님도 차용하는 것"이라며 "그 출처를 (논문에) 적시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황 후보자가 고교 평준화를 주장하면서 딸은 자율형사립고에 입학시킨 것을 두고 '내로남불'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딸이 직접 응시한 것"이라며 "잘 몰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사고, 특목고를 반대한 적 없다"고 했다.
황 후보자가 지난 19대 국회 당시 수자원공사 고위 간부로부터 2년간 모두 1000만원을 후원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황 후보자는 후원금을 받을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수자원공사는 피감기관이었다. 이에 황 후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제 지인이 후원금이 안 차니까 부탁해서 (후원)한 것같다"고 해명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 최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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