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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현대차 아이오닉5가 테슬라를 제치려면

코나 배터리 불 논란을
전화위복 계기로 삼길

[fn사설] 현대차 아이오닉5가 테슬라를 제치려면
현대차가 23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한 첫 모델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사진=뉴스1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서 생산한 첫 모델 아이오닉5를 23일 공개했다. 전기차 경쟁력은 얼마나 빨리 충전되고, 더 멀리 가느냐와 차값이 핵심이다. 아이오닉5는 한번 충전으로 최대 500㎞를 너끈히 달린다. 18분 이내 급속충전도 가능하다. 5분만 충전해도 100㎞를 간다. 가격은 보조금을 빼면 3000만원대다.

아이오닉5 등장으로 전기차 시장 쟁탈전에 속도가 붙었다. 시장에는 현대차 말고도 강자들이 수두룩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폭스바겐·중국상하이자동차(SAIC)가 1~3위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BYD·BMW에 이어 세계 6위다. 자동차 한 번 만들어보지 못한 테슬라가 내로라하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최강자로 등극했다. 미국 자동차 1·2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비롯해 폭스바겐·르노삼성도 테슬라 타도를 외치며 전기차로 승부수를 띄울 참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 간 짝짓기가 활발해지면서 전기차 시장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차에 비해 부품이 3분의 1 수준인 데다 자율주행 등 이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다. 독보적 자율주행기술을 보유한 구글 웨이모는 볼보자동차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GM과 각각 손잡고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애플·아마존·알리바바·인텔·소니도 뛰어들었다.

이미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봇 분야에 투자를 늘렸다. 정의선 회장 주도로 지난해 2조4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와 합작사 모셔널을 세웠다. 최근 모셔널은 운전자 없이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에 성공했다. 현대차가 테슬라나 구글보다 로봇택시 기술에서 한발 앞선다는 평가가 나왔다.

배터리 강자 중국의 거센 도전도 숙제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1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3·4위다. 하지만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의 기세도 만만찮다. 최근 잇따른 현대차 배터리 화재 논란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코나 전기차 등 3개 차종 2만6699대를 리콜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강자가 되려면 이를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기차 시장은 산업생태계마저 통째로 바꾸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톱으로 가기 위해 이제 막 시동을 걸었다.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함께 정부와 정치권도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