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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 ‘퍼스트 무버’ 도약의 기회

[기자수첩] 전기차 ‘퍼스트 무버’ 도약의 기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전통적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전기차 회사로의 변신을 선언했고 회사 로고까지 바꿨다. 폭스바겐그룹, 르노그룹, BMW그룹, 다임러그룹, 도요타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개발에 불철주야로 뛰고 있다.

한국에선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첫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세계 시장에 공개했다. E-GMP는 앞으로 생산될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뼈대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다. 아이오닉5는 3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고, 유럽을 시작으로 4월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한다. 아이오닉5에 이어 기아도 E-GMP 기반의 CV(프로젝트명) 전기차를 3월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7월 국내에 출시한다. 제네시스도 E-GMP 전기차인 JW(프로젝트명)를 하반기에 선보이고 고급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들 차량은 기존 전기차와 전혀 다른 전용 전기차다. 지금까지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플랫폼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만들어 성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E-GMP 기반의 전기차는 이전보다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아이오닉5는 한번 충전하면 최대 430㎞를 달릴 수 있지만 앞으로 나올 모델들은 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고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에 오른 수소전기차도 현대차만의 강점이다.

전동화는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접목돼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을 만드는 시작점이다. 그동안 100년 넘게 이어진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후발주자였던 우리는 항상 '패스트 팔로어' 입장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는 전기차 시대에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요하다. 기업들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혁신을 추구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는 완화하고, 기존 부품사들에 대해서도 경쟁력 강화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