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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 한치의 오차 없어야

일상의 회복 찾는 출발점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어

[fn사설]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 한치의 오차 없어야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실은 차량이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 동대문구의 요양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코로나19 사태의 '게임 체인저' 역할이 기대되는 백신 접종이 26일 드디어 시작된다. 국내 첫 승인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25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전국 각지로 옮겨졌다. 화이자 백신 초도물량 5만8500명분도 26일 도착한다. 지난 1년 동안 잃어버린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또 다른 여정의 출발이다.

접종은 26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될 전망이다. AZ 백신 78만5000명분은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 약 1900곳에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접종 희망자는 요양병원, 노인요양시설 및 정신요양·재활시설 등 약 28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접종 대상자의 93.6%에 이르는 만 65세 이하 종사자 및 입소자가 해당된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공급받는 화이자 백신은 전체 1000만명분 가운데 초도물량 5만8500명분이 들어온다. 화이자 백신 접종은 27일부터 중앙예방접종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 등 5곳에서 시작된다. 감염병 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 등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 등 약 5만5000명이 대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들이 백신을 불신하고 접종을 기피하면 집단면역은 허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백신접종 지각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꼴찌다. 지난 22일 기준 세계에서 102번째 접종국으로 기록됐다. '백신1호 접종'을 둘러싸고 방역의 정치화와 백신의 정쟁화까지 불거져 국론이 분열됐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백신 출하와 배송, 접종 과정에서는 한 치의 허점이나 오차도 없어야 한다. 특히 백신 운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벌써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백신 3900회분이 이송 중 적정온도 범위를 벗어나 전량 회수한 뒤 다른 백신으로 대체됐다고 한다. 기민한 교체가 이뤄져 천만다행이다.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시키겠다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난제가 많다. 확보된 7900만명분의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아야 하는 게 선결과제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국민 절반이 백신을 맞았는데 확진자가 매일 3000여명씩 발생하는 이스라엘의 선례가 이를 말해준다. 백신 접종 이후에도 한동안은 방역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