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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28층이야, 들리지도 않아” 정신 못 차리고 시위대 조롱한 LH 직원

“여기 28층이야, 들리지도 않아” 정신 못 차리고 시위대 조롱한 LH 직원
사진=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정보를 사전에 취해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이 사태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본사 앞 시위자들을 조롱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가 경남 진주의 LH 본사 홍보관·토지주택박물관 앞에서 시민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저희 본부에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함”이라며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고 보낸 메시지 캡쳐본을 올렸다.

이를 접한 누리꾼 사이에서는 “니들이 아주 무덤을 파는구나, 정부 하는 꼴 한번 보겠다”, “완전 막가파네”, “겁 없는 LH 직원들 색출하자”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줄이었다.

앞서 이날 경남 진주의 LH 본사 앞에서는 이번 땅 투기 의혹을 비판하는 농민과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항의 표시로 LH 입간판 구조물과 사옥 등에 고춧가루, 밀가루, 세제, 날달걀 등을 던지는 등 강력 항의했다.

전농부경연맹은 LH 깃발이 있던 자리에 ‘LH 한국농지투기공사’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경찰청 국사수사본부는 이번 투기 의혹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기 수사 전문인 검찰이 아닌 경찰이 왜 수사를 맡는지에 대한 지적도 존재한다.

자신을 대검찰청 직원이라고 밝힌 B씨는 같은 날 ‘블라인드’에 “검찰이 수사했다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을 것”이라며 “경찰이 토지거래 전수조사 해봤자 차명 거래한 윗선은 빠져나가고 (실명으로 거래한) 하위직 직원들만 걸릴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남구준 국수본부장은 “1·2기 신도시 투기 수사 당시 검찰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건 맞지만, 상당수 성과는 경찰 수사에서 나왔다”며 “검찰이 부동산 단속을 해오며 역량을 축적했다고 수사를 꼭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들어 검경수사권 조정안 시행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6대 중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 등)로 축소된 상태다.

“여기 28층이야, 들리지도 않아” 정신 못 차리고 시위대 조롱한 LH 직원
경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과천의왕사업본부. / 사진=뉴시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