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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지도자부터 폭력 멈춰야 학폭 근절" [인터뷰]

'태권도 선수 출신' 김태호 서울시의원

"체육계, 지도자부터 폭력 멈춰야 학폭 근절" [인터뷰]
"체육계의 학교 폭력은 지도자 교육이 잘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운동선수를 중심으로 학교 폭력 이슈가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인 김태호 의원(사진)은 9일 '지도자 교육'을 강조하며 같이 이야기했다.

서울시의회에서 김 의원은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특히 '체육단체 비위근절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태권도 협회의 위법 행위를 공론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김 의원은 "(학교 폭력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회를 나가면 무조건 우승이나 입상을 해야 하는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 상황에서 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학교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도자의 중요성은 실제 경험을 통해서 확신하게 됐다는 것이 김 의원의 이야기다. 그는 대학교까지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는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거친 체육인 출신의 시의원이다.

김 의원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당시 선생님을 생각해보면 학생들에게 훈계는 많이 했지만 절대로 매를 들지 않았다. 그런 지도자의 모습을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배웠다"며 "반면 다른 학교를 보면 1~2학년이 잘못하면 3학년을 집합시키고 이들이 다시 1~2학년을 폭행하는 일이 관행적으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최근 학생들도 올바른 체육정신이 무엇인지 느끼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체육정신을 심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은 아니지만 지도자부터 폭력을 근절하고 올바른 체육정신을 교육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도자 교육을 철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체육정책이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폭행이나 성추행 등 불합리한 일을 당했을 경우 당사자가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호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현재는 폭행 등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신고하려고 하면 자신의 인생을 걸어야 한다" 면서 제도적으로 신고한 피해자가 가산점을 받게 하는 등 신고가 불이익이 아니고 이익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호 장치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