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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빼고' 주주제안 전부 수용… '조카의 난' 결국 票대결로 [중대 분수령 맞는 금호석화]

금호석화, 26일 주총 안건 확정
이익 배당은 법원 결정 따르기로

'배당 빼고' 주주제안 전부 수용… '조카의 난' 결국 票대결로 [중대 분수령 맞는 금호석화]
금호석유화학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이른바 '조카의 난'을 진행 중인 박철완 상무가 제시한 주주제안 중 배당 확대 안건을 제외하고 모두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정식 상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 경영권을 놓고 주총에서 삼촌과 조카 간 표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만 박 상무가 제시한 배당 확대 안건은 법적 판단에 따라 추후 상정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9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제44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이같이 확정, 공시했다.

■배당 확대 안건은 법원 결정 따라

우선 박 상무가 요구한 주주제안 내용 중 이익배당(배당금) 관련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상정됐다. 배당금 상정 여부는 주주제안의 적법성 등에 관해 현재 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추후 법원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의 경우 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는 주당 4250원으로 해 총배당금을 1158억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을 고려해 총배당금은 전년 대비 약 180% 증가한 수준이다. 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최대주주 등에 대한 차등배당도 전년 대비 33% 확대했다.

또 정관을 일부 변경해 지속가능경영 및 사회적 가치 창출의 기반 마련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회사측 안으로는 주주가치 중심 이사회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제안측 안으로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며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으로 상정됐다.

보다 적극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전략을 준비하고 이사회의 전문성 제고를 고려해 회사 측은 사내이사에 현재 금호석화 영업본부장인 백종훈 전무를 후보로 추천했다. 백 전무는 1988년 금호쉘화학 입사 이후 금호피앤비화학 등을 거치면서 연구개발(R&D), 영업업무를 담당했다. 주주제안측 안으로는 현 금호석화 고무해외영업 임원인 박철완 상무를 추천했다.

■2차 전지 진출·2025년 매출 9조원

지난해 말 기준 박찬구 회장과 자녀인 박준경 전무, 박주형 상무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14.84%로 박철완 상무(10.0%)보다 4%가량 앞선다.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주총 때까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선임의 경우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정, 추천했다. 회사 측은 법무법인 로고스의 이정미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 총 4명을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최도성, 황이석 후보는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이기도 하다.
주주제안측 안으로는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Dentons Lee 외국변호사인 Min John K,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종현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 등 총 4명을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이 가운데 이병남, Min John K 후보는 감사위원회 후보이다.

아울러 금호석화는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구체적이며 실행 가능한 '뉴 비전'을 통해 2차전지 진출과 2025년 매출액 9조원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전략 및 최근 금호리조트 인수 건에 대한 설명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