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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수술 중 태어난 아기 살해 의사 징역 3년6월 확정

낙태수술 중 태어난 아기 살해 의사 징역 3년6월 확정


[파이낸셜뉴스] 불법 임신중절 수술을 하던 중 태아가 태어났는데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다만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소급 적용된다며 업무상촉탁낙태죄에 대해서는 최종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살인 및 업무상촉탁낙태,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인 A씨는 지난 2019년 3월 임신 34주의 태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의도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6세 산모의 몸 밖으로 나온 태아는 2.1㎏로 건강한 상태였지만 A씨는 미리 준비한 양동이의 물에 태아를 빠뜨려 사망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건 관련 기록지를 새로 작성하도록 문의하고 아이의 심장이 좋지 않다거나 수술 후 숨을 쉬지 않았다는 내용을 허위로 기록해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살인과 업무상 촉탁 낙태, 사체손괴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월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혐의 중 업무상 촉탁 낙태 혐의만 무죄로 판단을 바꿨다. 1심과 달리 자격정지 3년도 명령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을 소급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34주에 제왕절개를 해 살아서 나오는 것을 예견했음에도 낙태를 감행했고, 실제로 아기가 산 채로 나와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아무런 보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살해하고 시체를 손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것으로, 산모와 모친에게 의뢰받았다고 해도 태어난 신생아를 살해할 권리는 없다"며 "살인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