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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억만장자' FTX CEO가 바이든 대통령 후원한 이유?

샘 뱅크맨-프리드, 바이든 캠프 2위 후원자
'효율적 이타주의' 추가...감정보다 이성적 선택
"바이든과 일면식도 없어"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업계의 억만장자 샘 뱅크맨-프리드(Sam Bankman-Fried) FTX 최고경영자(CEO)가 "세상을 바꾸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바이든 캠프를 후원했다"고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 후보를 후원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뱅크맨-프리드 CEO는 조 바이든 캠프 개인 후원자 중 최고액 기준 2위 후원자로 이름을 올려 가상자산 업계는 물론 미국 정가에서도 주목받은 인물이다.

샘 뱅크맨-프리드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와 자체 블록체인 시스템 솔라나 기반의 탈중앙거래소(DEX) 세럼, 알라메다 리서치 등을 운용하는 가상자산 업계 대표 인물이다. 현재 약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 극대화 후 기부가 사업 목표"

'가상자산 억만장자' FTX CEO가 바이든 대통령 후원한 이유?
샘 뱅크맨-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효율적 이타주의' 측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운동 시절 후원한 것이라고 밝혔따. /사진=FTX

샘 뱅크맨-프리드 CEO는 최근 실리콘밸리 관련 뉴스 전문 미디어 레코드(recode)와 인터뷰에서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익을 극대화해 궁극적으로 최대한 많이 기부하는 것"이라며 "효율적 이타주의 측면에서 기부를 누가 하든 상관이 없으며 단지 부가 어디로 가서 무엇을 성취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뱅크맨-프리드 CEO는 "공장에서 사육되는 동물이나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과 대통령 선거에 후원하는 것을 비교해 어떤 것이 세상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지 생각했다"며 대통령 후보를 후원하는 것이 사회적 효과가 높다는 판단 배경을 설명했다.

FTX는 지난 달 거래소 수수료 수익의 1%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효율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는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회운동 중 하나다. 감정적 움직임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고통받는 어린이 사진을 보고 감정에 이끌린 의사가 아프리카에 가서 의료봉사를 하는 것보다, 현재 있는 곳에서 의사 일을 하며 돈을 벌어 그 돈의 일부를 아프리카에 기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행동주의 사회운동이다.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가들은 '부자가 되는 것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더 나은 직업을 갖기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이를 기부하거나 사회 발전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 만난 적 없어"
'가상자산 억만장자' FTX CEO가 바이든 대통령 후원한 이유?
샘 뱅크맨-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으로서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바이든 캠프에 후원했지만 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뱅크맨-프리드 CEO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할 당시 개인으로서는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후원했다.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원한 금액은 520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59억원이다.

기업가가 대통령 후보에게 후원한다는 것은 장래에 대통령이 됐을 때 사업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뱅크맨-프리드 CEO는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본 적이 없다며 당시 후원이 직접적인 사업 이득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뱅크맨-프리드 CEO는 "내가 그에게 유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가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정부가 가상자산 정책에 관한 전문가를 찾는다면 자신도 고려 대상에 넣어달라는 의사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한편 FTX는 최근 FTX가 미국 프로농구(NBA) 팀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의 경기장 공식 후원사가 되겠다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마이애미 히트의 경기장 공식 후원사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인데, FTX의 계약이 성사되면 FTX는 미국 내 메이저 프로 스포츠 경기장을 후원하는 첫 번째 가상자산 기업이 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