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NS에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 그리울 것"
"시대의 어른...발인 앞두고 삼가 명복을 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뉴스1 /사진=뉴스1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2일 별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인문360)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의 별세 소식에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이 늘 그리울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시대의 어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님의 발인을 앞두고 삼가 명복을 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산 지역에서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운영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스스로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사신 분"이라고 고인을 회상한 뒤 "학교와 멀지 않은 제 양산 집에 오시기도 하면서 여러 번 뵐 기회가 있었는데, 연배를 뛰어넘어 막걸리 한잔의 대화가 언제나 즐거웠고, 늘 가르침이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대선 후 전화로 인사를 드렸더니, 대통령 재임 중에는 전화도 하지 말자고 하셨던 것이 마지막 대화가 되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1년 '중앙방송'(KBS 전신) PD로 입사했으나 군사정권의 방송 제작 지시에 반발해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이후 부친이 운영하던 강원도 삼척 도계의 흥국탄광을 운영하며 사업가로 크게 성공했다. 한때 개인소득세 납부액이 전국 2위일 정도로 거부였지만 1972년 10월 유신 이후 재산을 모두 분배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유신시절 수배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여러 민주화운동 단체에 활동 자금을 지원했다. 셋방살이하는 해직기자들에게 집을 사주기도 했다. 1988년 경남 양산에서 효암고등학교와 개운중학교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효암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해 무급으로 일해왔다.
지난 2014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모든 건 이기면 썩는다. 예외는 없다. 돈이나 권력은 마술 같아서, 아무리 작은 거라도 자기가 휘두르기 시작하면 썩는다"고 일갈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