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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명물 '빨간 기둥' 설계 자부심 느껴요” [fn이사람]

'파크원' 국내 설계·준공 이끈
윤정현 시아플랜건축 대표

“여의도 명물 '빨간 기둥' 설계 자부심 느껴요” [fn이사람]
"'여의도 빨간 기둥'으로 불리는 파크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안전의 관점에서 아주 잘된 설계라고 자부한다."

지난 2017년부터 서울 여의도 파크원 설계를 맡아 준공까지 함께 한 윤정현 시아플랜 건축사사무소 대표(사진)는 이렇게 말했다. 더현대서울, 페어몬트호텔을 포함해 총 4개동으로 구성된 파크원은 퐁피두센터, 목동SBS 사옥 등을 지은 리처드 로저스가 원설계를 맡았다. 시아플랜건축은 중간에 사업자가 변경되면서 2017년부터 준공까지 국내 설계를 담당했다.

7일 만난 윤 대표는 "리처드 로저스의 상징적 건축기법이 바로 기둥을 밖으로 빼내 구조를 강조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이 의미있는 이유는 가장 안전한 건축기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골조 등 구조물을 바깥으로 빼내는 방식이 건물을 가장 안전하게 지탱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특이한 외관은 덤이다.

윤 대표는 또 "기둥을 밖에 빼놓으니 내부공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은 영업면적 가운데 51%만 판매에 할애하고 49%는 실내조경이나 고객 휴식공간으로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백화점 내부의 천장은 한국 전통 방패연을 형상화했다. 건물 내부는 거대한 창을 통해 전 층에서 자연채광을 느낄 수 있다"며 "가로 130m, 세로 60m의 실내정원은 방문객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아플랜건축은 최근 공모 마감한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 설계자로도 선정됐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역사 뒤 유휴 철도용지(중구 봉래동 2가 122번지 일원)를 서울역과 연계해 복합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만 약 2조원 규모인 대형 프로젝트로 MICE시설과 호텔·판매·업무시설 등 최고 높이 40층 5개동의 건축물이 들어서는 '강북판 코엑스'가 될 예정이다. 윤 대표는 "헤닝 라센과 손잡고 '서울 밸리'를 설계해 당선됐다"며 "지금보다 대지 높이를 높이고 넓은 계단과 하늘정원을 통해 보행자가 서울 밸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타워팰리스로 대표되는 초고층 복합개발 전문 건축설계 회사인 시아플랜건축은 이 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용산4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탄생한 효성 해링턴, 제주드림타워 등을 설계했다.


또 3기 신도시 중 하나인 과천지구의 도시건축통합 마스터플랜도 맡았다. 과천은 시아플랜건축의 설계를 기반으로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윤 대표는 "국토 70%가 구릉지, 산지로 30%만 가용한 우리 땅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게 시아플랜건축의 철칙"이라면서 "주택 공급적 측면에서도 용적률이 최선으로 쓰일 수 있도록 높이제한도 함께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