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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납세자 박탈감 없도록 고액체납자 끝까지 추적" [인터뷰]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
38세금징수과 출범 20년 맞아
비트코인 등 재산은닉 수법 대응

"성실납세자 박탈감 없도록 고액체납자 끝까지 추적" [인터뷰]

지난달 세종시에서는 국세청 직원들과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의 활동을 격려하는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마패'와 '유척'을 받았다.

마패는 조선시대 암행어사들이 지방으로 갈 때 나라의 말을 이용하고. 동시에 암행어사 신분을 증명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유척'도 암행어사가 지니고 다녔던 물건이다.

8일 만난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 사진)은 마패와 25㎝ 정도 크기의 '유척을 직접 보여주면서 "임금이 암행어사를 파견할 때 마패와 함께 유척을 수여해 탐관오리들이 도량형을 조작해 백성들을 수탈하는 것을 막도록 했다"며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들은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재산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비양심 고액체납자를 끝까지 추적해 징수하는 현대판 착한 암행어사"라고 밝혔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지난 2001년 8월 3일 비양심 악의적 체납자를 근절해 성실한 납세자가 존경받는 납세문화 정착을 위해 발족했다. 올해 20년째가 되는 해이다. 광역시도 단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체납세금 징수 전담조직이다.

특히 38세금징수과 명칭에 붙어 있는 '38'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우리 헌법 제3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국민의 납세의무 규정 조항을 따서 만들었다.

이 국장은 "38세금징수과는 출범 당시에는 팀단위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과단위로 성장해 40명의 착한 암행어사 조사관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그동안 체납자들이 깊숙이 숨겨 놓은 재산을 끝까지 추적 찾아내서 공매하는 등 총 8219억 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20년째가 되는 해가 되는 만큼 서울시는 38세금징수과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조사,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활용한 재산 추적 등 새로운 체납징수기법을 통해 체납자들의 교묘하고 지능화된 재산은닉 수법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사실 전체 서울시의 세입을 생각하면 체납액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일부 고액 체납자들이 선량한 다수의 성실 납세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며 "악질 고액 체납자들을 찾아내고 끝까지 징수해 상대적 박탈감을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