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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안되고 튤립은 된다?'… 서울숲은 코로나 무풍지대?

주말 하루 5만명 방문 '인산인해'
거리두기·마스크 착용 잘 안지켜
여의도 벚꽃축제 통제와는 딴 판
코로나감염 확산 우려 방역 필요

'벚꽃은 안되고 튤립은 된다?'… 서울숲은 코로나 무풍지대?
지난 주말인 10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은 튤립을 보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사진=윤홍집 기자
튤립 개화철을 맞은 서울숲이 방문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벚꽃 개화 시기에 여의도 통행로 일부가 통제된 것을 들며 서울숲도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문객에 외면받은 '방역수칙'

13일 서울숲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튤립 개화철을 맞아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약 2주간 만개하는 튤립을 보기 위해 봄 나들이객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숲은 지난 2017년 공원 내에 튤립 8만 5000개를 심어 튤립정원을 조성했다. 이후 튤립이 만개하는 이달 중순은 1년 중 가장 방문객이 많은 시기로 자리잡았다. 서울숲 측은 이 시기 주말 하루 방문객이 3만~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방역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서울숲 튤림정원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벼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였다. 튤립 앞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 중에는 마스크를 내린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서울숲에는 "공원을 이용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측통행과 거리두기를 유지해달라. 사진 촬영을 위해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이는 좀처럼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숲을 방문한 20대 박모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야외라도 이 정도면 여의도처럼 인원제한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안 써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더라"고 말했다.

■'벚꽃축제' 제한 여의도…서울숲은?

봄꽃 개화 시기에 시민들이 야외로 몰리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 탓에 서울 영등포구는 앞서 여의도 벚꽃축제를 축소·제한하기도 했다. 올해 벚꽃이 예년보다 이르게 피면서 관람객이 몰릴 것을 대비해 여의도 국회 인근 교통을 통제하고, 벚꽃 관람도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했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추첨을 통해 진행된 벚꽃 관람은 총 3만4969명이 신청해 1080명이 선정됐다. 1080명은 지정된 시간에 맞춰 체온 측정을 거친 뒤 행사장에 입장했다.

이번 주말 튤립이 만개하면서 서울숲 방문객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숲 측은 코로나19에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숲 관계자는 "방문객이 마주 보며 엉키지 않도록 펜스를 설치해 일방통행을 유도하고 있다"며 "3인 1조로 인력을 투입해 현장 개도에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원의 특성상 여의도처럼 인원제한을 하기는 어렵다"며 "폐쇄 등은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결정하게 돼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