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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20조’ 카뱅, 이번주 IPO 절차 밟는다… 7월 상장 예고

15일 상장 예비심사 청구 예정
실적 개선·공모 열기에 일정 앞당겨
시총 34조 예상…시중은행 넘어설듯

카카오뱅크가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공식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나선다. 이달 심사에 돌입하면 6월 증권신고서 제출, 7월 코스피 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15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당초 하반기에 상장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적이 개선되고 크래프톤 등 IPO 대어 등이 잇따라 공모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상장 일정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통상 상장 예비심사 1~2주 전에 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하는데 지난주 후반쯤에 상장 주관사 증권사 직원들이 거래소를 방문한 것으로 안다"면서 "15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보이나 당일 사정에 따라 하루 이틀 정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은행업의 경우 자기자본 확충이 중요한데 대규모 실적 개선으로 인해 상장을 빠르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2017년 7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은행권의 핀테크 혁신을 독려하는 '빅테크' 기수로 위상이 높아졌다. 출시 상품마다 흥행을 거두며 빠르게 성장해 지난 2월 기준 MAU(월간 앱 이용자)가 1300만명에 달할 정도다.

실적 개선세도 빠르다. 지난해 수신 24조6860억원, 여신 21조2640억원을 기록해 당기순이익 1136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8042억원으로 전년대비 2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226억원으로 전년 132억원 대비 9배 가량 늘었다.

이로 인해 상장 이후 시가 총액이 시중은행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장외주식은 주당 8만3500원에 달한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주당 7만6000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상장을 눈 앞에 두면서 급등했다. 총 발행 주식 수를 4억765만주로 가정했을 때 시가총액은 34조390억원으로 국내 은행 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21조 8715억)을 넘어선다.

자산 규모에 비해 기업가치가 고평가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도 시가총액이 최소 10조~20조원이 될 것으로 평가한 상황이다. 성장성과 안정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사모펀드, TPG 캐피탈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각각 2500억원을 유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면서 "IPO를 활용해 자본금이 더 늘어나면 대출여력이 확대되고, 이는 곧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등 IPO 초대어들이 줄줄이 상장을 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띄운 것도 상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코스피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관 청약에는 1000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으며 일반 투자자도 약 64조원 규모로 참여했다. 고객 예탁금 역시 64조7165억원에 달한 상황에서 IPO 공모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어 카카오뱅크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 계열인 뱅크, 페이,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자회사들의 IPO 추진 중"이라면서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단기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상장 이후 카카오톡, 커머스, 멜론, 카카오TV 등 본사의 플랫폼 가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