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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연체액 증가에… 저축은행 건전성 ‘빨간불’

저신용자 대출 비중 높아 부담
코로나 이자상환유예 중단 대비
채무연착륙 대책 등 마련해야

부실채권·연체액 증가에… 저축은행 건전성 ‘빨간불’
상위 5개 저축은행이 지난 1년새 고정이하여신액(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과 연체금액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팬데믹 상황에서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 연장으로 상환 여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부실 조짐이 나타나면서 저축은행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저축은행의 대출잔액·고정이하여신·연체금액'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웰컴)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액과 연체금액은 2019년 말 대비 크게 증가했다.

2019년 말 1조1327억원인 고정이하여신액은 지난해 말 1조2898억원으로 14%(1571억원)나 늘었다.

연체금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연체금액은 776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7672억원) 보다 88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등을 위해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고정이하여신액과 연체금액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저축은행의 건전성 강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액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부실 위험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무엇보다 1금융권에 비해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특성상 위험 부담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상위 5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부실채권 비율)은 2019년 말 보다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났지만 여전히 최고 7%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만 살펴보면 SBI저축은행(3%)과 한국투자저축은행(2%), 페퍼저축은행(4%)은 5% 이하를 유지한 반면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7%다.


윤창현 의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돈 풀기가 중단되면 부작용은 저축은행과 같은 고금리 취급 금융사부터 시작될 수 있다"며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가 종료되기전에 채무연착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특별한 위험 조짐이 나타나지 않아 당분간 지켜본다는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장된 (코로나19)대출 비중의 90%가 시중은행"이라며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과 BIS비율 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