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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혜택 알려주는 카드 만들었죠" [fn이사람]

롯데카드와 '빨대카드' 출시
조욱진 뱅크샐러드 PO

"스마트폰이 혜택 알려주는 카드 만들었죠" [fn이사람]
"컬래버레이션(협업)이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는 신용카드를 만들려다 보니 몇몇 카드사는 주저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롯데카드와 뱅크샐러드가 협업해 만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빨대카드' 얘기다. 빨대카드는 조욱진 뱅크샐러드 프로덕트 오너(PO·사진)가 제안해 롯데카드에서 출시했다. 기존 PLCC처럼 20~30대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잡았다. 카페·배달·스트리밍서비스·편의점 등 4개 분야 이용고객의 혜택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 빨대카드는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간 개인화 서비스를 접목했다. 이 카드를 어떻게 써야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지 스마트폰이 알려준다.

조 PO는 "뱅크샐러드는 롯데카드와 협업하면서 기존 PLCC와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면서 "혜택이 많은 카드가 있지만 고객들이 그 혜택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자가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코칭하는 서비스를 함께 넣어 고객들이 혜택을 잘 뽑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빨대카드는 롯데카드가 발급하지만 신청은 뱅크샐러드 앱에서만 할 수 있다. 카드를 발급받으면 뱅크샐러드 앱이 카드에 어떤 혜택이 있는지, 무얼 얼마나 쓰면 혜택을 더 받는지 알려준다.

뱅크샐러드에서 PO는 일종의 미니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한다. 뱅크샐러드는 약 2년 전 회사에서 특정 프로젝트를 이끄는 막강한 권한을 주는 PO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한 바 있다. 조욱진 PO는 사내 8명의 PO 중 한 명이다.

조 PO의 첫 직장은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에서 2년가량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고 2016년 초 뱅크샐러드에 합류해 브랜드 마케터를 맡았다. 웹툰, 카드뉴스, 투자설명회(IR)부터 시작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차츰 브랜드 정체성을 굳혀 나갔다.

초기에 그의 존재를 알린 서비스는 '금융비서'다. 앱에 연동된 계좌의 지출내역 등이 변동됐을 때 뱅크샐러드가 이를 분석해 알림 메시지를 띄운다. 충격요법을 주는 조언으로 연일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용자가 택시를 자주 타면 "아예 차를 한 대 사는 게 어때요?"라는 '뼈 때리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떴다. 촌철살인 스타일의 지출 코칭은 일부 소비자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표현도 정교하게 다듬었다. 빨간색 립스틱을 자주 사는 사람이 있을 땐 이런 알림을 띄웠다.
"하늘 아래 같은 빨강은 없다지만 이 정도면 같은 색이 한 개쯤 있을 거예요" "화장품 매장에 습관처럼 들어가는 건 아니죠?".

뱅크샐러드는 오는 8월부터 본인신용정보(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한 단계 고도화해 제공할 예정이다. 뱅크샐러드의 정체성 역할을 했던 금융비서 역시 서비스 방식을 업데이트 중이다.

조 PO는 "8월부터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기반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져 더 정교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고 더 영리한 소비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