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학원에서 보호 장비 없이 상급생에 업어치기 지시
"그만해 달라" 호소에도 유도선생은 "엄살부린다"
대만 타이중시의 한 유도학원에서 어린이 황모군이 유도 수업에서 수십차례 업어치기를 당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파이낸셜뉴스] 대만의 한 유도학원에서 수십차례 업어치기를 당한 7세 아동이 혼수상태에 빠져 식물인간이 될 위기에 놓였다. 4월 3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타이중시 펑의안구 난양 초등학교의 1학년생 황모군(7)은 지난 21일 삼촌과 함께 루의 수이 초등학교 체육관 지하에서 진행된 유도 수업에 참여했다.
이날이 두 번째 유도 수업이었던 황군을 본 선생 호씨는 10살 학생에게 황 군을 업어치기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상급생은 아무런 보호 장비가 없는 황 군을 높이 들어 바닥에 메치고 또 메쳤다. 황 군이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그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선생 호 씨는 "황 군이 엄살을 부린다"며 자신이 직접 업어치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일어나지 못했던 황 군을 발로 끌어와 7번 가량을 더 업어치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반 동안 27차례나 업어치기 당한 황 군은 결국 의식을 잃었다. 심각한 상황에도 선생 호씨는 삼촌에게 “수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조카는 기절한 척했을 뿐”이라고 했다. 병원 측은 황군이 뇌손상을 입었다며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지 경찰은 호 씨는 처음에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안전하게 수업을 진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사건 당시 유도장 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인했다. 대만 유도 연맹 측은 "호씨는 유도 코칭 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대만의 시민들은 꽃다발과 선물, 편지 등을 병실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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