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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반도체 살려야 문재인정부도 산다


[fn사설] 반도체 살려야 문재인정부도 산다
미국의 반도체 굴기를 비롯해 유럽, 일본, 중국 등이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면서 수십년동안 어렵게 일궈낸 K반도체 신화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5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오는 10일로 꼭 1년 남았다. 지지율은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29%)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다. 불과 1년 전 60%대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이 그새 반토막이 났다.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이다. 시장원리를 거스른 채 매번 번짓 수를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부동산정책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설상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는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실망한 2030세대가 등을 돌리면서 4·7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다.

경제 실적도 불안하다. 무엇보다 K반도체 신화가 위기에 처했다. 지금껏 반도체 하면 대한민국이었다. K반도체 신화는 삼성 이병철-이건희 회장이 대를 이어가며 일군 성과다. 하지만 최근 K반도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 대만 TSMC는 미국 반도체 공량 물량을 당초 1곳에서 6곳으로 늘려잡았다. 미국 인텔도 200억달러(약22조4000억)를 들여 미국에 공장 2곳을 지을 계획이다. 이 모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화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모아 반도체 투자 확대를 압박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 막대한 투자와 기업 미래전략을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 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 핵심인 인공지능(AI)·차량용반도체 경쟁력에서 한국은 선진국 60% 수준에 그쳤다.

마침 정부가 상반기에 반도체특별법을 내놓는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최대 40%의 세금을 깎아준다. 유럽도 투자의 20∼40%를 보조금으로 돌려준다고 한다.
최소한 이 정도 당근은 줘야 기업이 투자할 맛이 난다. 생색내기 지원으론 어림없다. 문재인 정부에 바란다. 남은 1년 동안 K반도체 위기 극복에 전력을 쏟아달라. 만에 하나 문 정부 시절에 K반도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그만한 치욕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