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산과 들. 거대한 화마로 둘러싸인 화재의 현장. 오랜 기간 동안 미국 서부의 산맥과 깊은 숲을 모두 삼켜버린 산불은 도저히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들마저 잡아먹을 기세다. 그 속에서 바람의 방향을 읽고 화재 진압 현장을 진두지휘하던 소방관 한나(안젤리나 졸리·사진)는 불길 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들을 구해내지 못하고 자책감에 시달린다. 수년이 지나 어느 시골의 깊은 숲속 화재 감시탑에서 일하게 된 그는 숲속에서 소년 코너(핀 리틀)를 만나게 된다. 코너를 통해 지난날 자신이 구하지 못했던 소년들을 떠올린 한나는 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킬러들과 맞선다.
킬러의 추격에 더해 그보다 더 무시무시한 불길을 피해 밤새 도망치고 맞서 싸워나가는 여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물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마이클 코리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2019년 '말레피센트2' 이후 안젤리나 졸리의 2년만의 복귀작이다.
최근 영상을 통해 한국 기자들과 만난 졸리는 "살면서 누구나 무너지고 힘든 시기를 겪을텐데 이 영화 촬영 시점에 저 역시 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내 안의 강인함을 찾고 나아갈 힘을 얻었다"며 "주인공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그러한 치유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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