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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반등에…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 10년來 최대로 벌어졌다

넘치는 유동성에 물가상승 압력
美 4월 소비자물가 13년래 최고
BEI 8년만에 처음 2.5% 돌파
한국도 6년8개월래 최대치 찍어
10년물 금리 2.140% ‘고공행진’

경기 반등에… 국고채 장단기 금리차 10년來 최대로 벌어졌다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장단기 스프레드)가 10년 만에 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10년물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대인플레이션율(BEI)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찍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10년물-3년물)는 지난 10일 100.5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고 11일에는 더 확대된 102.3bp를 기록했다. 연초 77.7bp이던 장단기 스프레드가 넉 달여 만에 100bp를 돌파한 것이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100bp를 넘어선 것은 2011년 1월 14일(101.0bp) 이후 10년 3개월여 만이다.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경기 선행지표로 경기가 회복 추세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채권 전문가들은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역시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도 미국 국고채 금리 기조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10년물에 빠르게 반영된다. 10년물 금리는 연 2.130%(4일)에서 연 2.140%(11일)로 올랐다.

인플레이션 도래의 징후들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4.2%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3.6%)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13년 만에 최고치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의미하는 미국 BEI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5%를 돌파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채권 시장과 강한 동조화를 이루는 만큼 BEI의 흐름도 같다.

실제 한국의 BEI도 6년 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BEI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에서 10년물 물가연동채권(TIPs) 수익률을 빼 산출한다. 연초 95.9bp 수준이었던 BEI는 10일 기준 146.3bp를 기록했다. BEI가 140bp를 넘어선 것은 2014년 9월 이후 약 6년 8개월 만이다.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화폐가치를 꾸준히 끌어내려 물가상승 압력을 가한 결과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궤적이 예상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150bp 이상의 BEI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EI는 높을수록 물가 상승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이에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면 긴축 정책 전환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