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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전 청계천서 사라진 아들…"널 버린게 아냐" [잃어버린 가족찾기]

1975년 실종후 시설서 흔적 찾았지만
'김윤성'이름으로 기록… 행적은 끊겨
"성인됐을 아들, 날 찾아와주었으면…"

46년전 청계천서 사라진 아들…"널 버린게 아냐" [잃어버린 가족찾기]
김윤성씨(본명 김순기·51, 실종 당시 5세)는 1975년 7월 5일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서 길을 나섰다 사라졌다. 엉덩이에 연탄불에 덴 흉터가 있으며, 큰 귀와 계란형 얼굴의 신체적 특징을 지녔다. 실종아동전문센터 제공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어요. 혹시 윤성이가 '부모가 날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 오해만이라도 풀었으면 좋겠어요."

46년전 이별한 아들의 생사만이라도 바라는 아버지 김칠규씨(78)의 소망은 간절했다.

그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실낱같은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었다.

17일 경찰청과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 등에 따르면 김윤성씨(본명 김순기·51, 실종 당시 5세)는 1975년 7월 5일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서 길을 나섰다 사라졌다.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섰는데, 당시 또래에 비해 성장이 늦었던 윤성씨가 청계천 다리를 따라오다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식구를 뒤따라 가던 윤성씨가 사라졌지만, 가족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황망한 생이별이었다.

이후 아버지 김씨는 6개월 간 서울 전역을 샅샅이 뒤지다 당시 응암동에 있던 아동보호시설 '자유의 집'에서 윤성씨의 흔적을 발견했다. 시설에는 본명인 '순기'가 아닌 '윤성'이라는 이름으로 기재돼 있었다.

윤성씨가 충주보호소로 옮겨졌다는 기록도 남아있었지만, 정작 충주에서 윤성씨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윤성씨의 행적은 끊겼다. 김씨는 "아들이 이름을 제대로 대지 못하자 당시 자유의 집에 있던 윤테레사 수녀가 예명을 붙여줬다고 들었다"며 "너무 오래 돼 '순기'란 이름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이후 전국을 수소문하며 윤성씨를 찾아 나섰다. 지방 아동보호소도 방문하고, DNA(유전자)검사도 해 봤지만 아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김씨는 장기실종아동 가족 중 가장 오랜 장기실종아동 가족 중 한 명이 돼 있었다.

김씨는 "국내에 있는지, 해외에 있는지, 생사만 확인 된다면 마음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나이도 많이 들었고, 시간도 너무 늦었다"며 "아들이 직접 나를 찾아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