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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백신 접종자 격리 면제? 뭘 믿고 그러냐"

"중국산 백신 접종자 격리 면제? 뭘 믿고 그러냐"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국산인 시노팜과 시노백 등을 맞은 해외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하기로 한 데 대해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노팜 등 중국 백신의 효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들고 입국하는 중국인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중요 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직계가족 방문 시에는 입국 후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면제한다는 내용의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 입국 관리 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격리 면제 혜택을 받는 백신의 선정 기준은 WHO의 긴급 승인 리스트에 올랐는지 여부다. 이에 따라 화이자, 얀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코비실드(AZ-인도혈청연구소)에 더해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맞은 사람들도 격리가 면제된다. 시노팜 백신은 지난달, 시노백 백신은 이달 초에 WHO 긴급 승인을 받았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크게 반겼다. 해당 매체는 한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 승인한 시노팜과 시노백을 접종한 여행자에 대한 의무검역을 면제한 첫 번째 국가라고 보도하면서 이번 조치가 백신 상호 인증을 위한 ‘좋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네티즌들은 중국산 백신을 믿을 수 없는 가운데 정부의 이번 조치가 섣부르다고 지적한다. 실제 중동과 중남미에서 다수가 중국산 백신을 맞고도 감염자가 좀처럼 크게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그 효과에 물음표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MLBPARK 등에는 “이게 나라냐”, “시노팜, 시노백을 뭘 믿고?”, “미국은 고사하고 유럽에서도 인정 안 해주는 걸 우리가 세계 최초로 인정해주네”, “코로나 처음 터졌을 때도 입국금지 안 시켜서 이 사단 났는데 반성조차 없네” 같은 비판적 반응이 잇따랐다.

물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이 전제인 만큼 중국산 백신을 문제 삼았다가 중국에서 일종의 보복 조치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면제를 풀지 않을 수 있다.
또 자국 백신을 맞은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14일간의 격리기간·비용으로 인해 한국여행이 큰 부담이다. 한국에 주거지가 없는 단기체류 외국인은 더욱이 호텔과 같은 시설격리 대상이다. 4인 가족도 한방을 쓰지 못하고 개인마다 시설이용 비용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정부가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