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상 공동명의는 1주택 아냐
종부세 완화 대상에 포함 안되고
각자 6억원씩 둘이서 12억 공제
부부 공동명의 유지 메리트 없어
단독명의 과세 신청하는게 유리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일부 완화안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부부 공동명의자의 세테크 관련 혼선이 일고 있다.
당장 현행 기준상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완화 대상인 1세대 1주택자에 포함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세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공동 명의자는 단독 명의 방식으로 세금을 매겨달라고 변경 신청할 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부부가 공동으로 1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는 1세대 1주택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1세대 1주택자는 세대원 중 1명만이 1주택을 단독으로 소유한 경우 그 주택을 소유한 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득세법상 '1세대'는 거주자와 그 배우자, 형제자매 등이 같은 주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단위이다. 이 중 배우자는 세대를 분리해 거주하더라도 같은 세대로 묶인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주택의 지분 또는 부속 토지만 소유한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보고 세율을 적용해, 부부가 각각 50% 지분으로 주택 1채를 공동 소유한다면 이들은 한 세대 안에서 각자 주택을 1채씩 보유한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긴다.
이에 따라 부부 공동명의 1주택 보유자는 현재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할 때 1세대 1주택자 대상 기본 공제금액(9억원)이 아닌 일반 공제금액(6억원)을 각각 적용받아 부부 합산 12억원의 공제를 받고 있다.
부부 공동명의자는 1세대 1주택자가 아니므로 여당이 추진하는 종부세 완화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1세대 1주택자 공제 범위 확대에 맞춰 부부 합산 공제 금액도 함께 올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재로서는 부부 공동명의자에게 추가로 혜택을 줄 근거가 없다.
앞서 여당은 최근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 기준선을 공시가 상위 2% 수준으로 한정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개인이 보유한 부동산 공시가 합계액으로 0~100%까지 순위를 매긴 뒤 상위 2% 기준선을 정하고, 그 아래 구간의 1주택자는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올해 기준으로 전체 주택 중 상위 2%에 해당하는 가격대는 공시가격 기준 11억1000만∼11억2000만원 선으로 부부 공동명의 공제액(12억원)보다는 낮다. 그러나 여당 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선은 공시가에 따라 매년 변동하게 돼 향후 가격 상승과 함께 기준선은 점점 더 올라갈 수 있다.
향후 1세대 1주택자의 공시가 기준선이 12억원을 넘어서면 부부 공동명의를 유지할 유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만 현행 제도상으로도 공동 명의자는 공동명의와 단독 명의 중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종부세를 매겨달라고 변경 신청을 할 수 있다. 만일 공동 명의자가 단독 명의 방식으로 변경 신청을 할 경우 1세대 1주택에 적용되는 상위 2% 기준선을 적용받고,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는 1인당 6억원씩 총 12억원인 부부 합산 공제금액을 늘려주려면 결국 종부세 기본 공제금액 자체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다주택자까지 혜택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당정이 이 부분을 추가로 손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종부세 관련 당론을 확정하면서 1주택 부부 공동명의자에 대해선 추가적인 적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