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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서 뽑아낸 ‘K유산균’ 해외 간다 [인터뷰]

노현철 바이오제닉스코리아 대표
"김치 추출 유산균 'nF1' 개발
상온보관 가능해 유통 편리
유럽·중국 등서 특허 등록 완료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 될 것"

김치서 뽑아낸 ‘K유산균’ 해외 간다 [인터뷰]
토종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개발한 기업이 있다. 김치의 유산균 종균(식품 발효를 위한 순수배양 미생물)을 보유한 바이오텍기업인 '바이오제닉스코리아'이다. 독자 개발한 유산균을 대형 제약·식품기업에게 원료로 공급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에는 유산균 해외특허 등록으로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개척에 시동을 걸면서 김치 유산균의 세계화에 첫발을 내딛을 전망이다.

■유산균 원료 공급 확대일로

22일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바이오제닉스코리아 본사에서 노현철 대표(사진)를 만났다. 노 대표는 이달부터 새로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바이오제닉스코리아는 김치에서 유산균을 추출한 나노형열처리유산균 'nF1'을 개발해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만 10건을 보유하고 있다. 박건영 차의과학대 교수가 기업부설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노 대표는 nF1이 일반 유산균에 비해 △대량 섭취 △체내 흡수율 △면역효과 및 안정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유산균 연구 트렌드는 어떤 유산균인지, 어떻게 흡수되는지가 관건"이라며 "nF1은 소장이 (유산균을)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나노화 제조 기술이 적용됐다. nF1은 소장에 흡수돼서 면역을 활성화한다"고 설명했다.

nF1의 최대 경쟁력은 다른 유산균주에 비해 다양한 활용성이다. 프로바이오틱스 등 대다수 유산균은 생균으로 상온 보관이 어렵지만 nF1은 특수 열처리로 균을 죽인 사균으로 2년 이상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유통이 편하다. 이 때문에 nF1은 다양한 식품 첨가제로 원료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푸르밀, 남양, 서울우유, 동원홈푸드 등 대기업에 유산균 원료를 공급중이다.

바이오제닉스코리아는 nF1을 구심점으로 3개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유산균 원료를 식음료(F&B) 대기업에 납품 △원료를 식음료로 가공해 PB상품(자사상품) 형태로 대형 유통사에 납품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그래바이오 등이다.

노 대표는 "유산균 관련 식음료품 벨류체인(가치사슬)은 소수 균주사가 다수 제조사에게 원료를 공급하고 제조사는 유통사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라며 "유산균 종균을 보유한 만큼 이를 활용해 대기업 10여곳과 거래를 하고 있다. 원료 기술을 보유한 만큼 기술의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시동

올해는 바이오제닉스코리아의 해외진출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표는 올해 목표로 해외 개척을 강조했다. 앞서 유럽, 중국, 인도에서 nF1의 해외특허 등록도 마무리했다. 국내 대기업 원료 공급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시장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주요 시장은 중국과 인도 등 동남아시장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김치 유산균을 독특하게 바라본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그래바이오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시장의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서 건강기능식품 등 유산균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김치 유래 유산균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해외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다소 부진했다. 코로나19로 외형이 소폭 줄어든데다가 연구개발(R&D) 등에 대부분의 자금이 투입되면서 수익성이 위축됐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