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日스가 총리, 8·15 야스쿠니 참배 보류

한국 등 외교상 배려 우선한 듯
13일 방위상·경제재생상 등 각료 2명은 참배
현직 방위상 참배는 2016년 12월 이후 처음


 日스가 총리, 8·15 야스쿠니 참배 보류
[나가사키=AP/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일본 남부 나가사키의 나가사키 평화공원에서 열린 원폭투하 76주년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1.08.1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5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를 보류할 방침이라고 1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스가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을 의미하는 8월 15일 '종전의 날(패전일)' 참배를 보류하고 '다마구시료(玉串料)'라는 공물을 봉납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총리,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중국, 한국의 반발이 뿌리깊다"며 "스가 총리는 외교상 배려를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는 올해 봄과 가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참배를 보류하고 마사가키(真榊)라는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그의 전임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불렀다. 그도 이후 총리 재임 기간 동안은 참배를 보류하고 공물을 봉납했다.

한편 13일 두 명의 일본 각료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했다.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먼저 이날 오전 8시께 코로나19 담당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올해는 종전의 날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혼잡할 수도 있어, 오늘 아침 일찍 조용한 가운데 참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을 생각하고 가족을 걱정해 희생한 영령의 안녕을 마음으로부터 기원했다"며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일으키지 않고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국가의 길을 향해 더욱 나아갈 것을 다시 맹세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이 참배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친 동생이다. 외가에 양자로 들어갔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와 성이 다르다.

현직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6년 12월 이나다 토모미(稲田朋美) 전 방위상 이후 처음이다. 이나다 전 방위상의 참배 당시에도 한국, 중국 정부가 비판했다.

기시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부전의 맹세,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키기 위한 결의를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주변국 반발을 부를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각각의 나라에서 전쟁의 영령에 존숭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