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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홈플러스, 증권사 손잡고 임차보증금 2000억원 유동화

[파이낸셜뉴스] 홈플러스가 임차보증금 유동화로 총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임차보증금은 홈플러스가 매장을 빌릴 때 임대인인 건물주에게 맡기는 보증금을 말한다. 이러한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구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활용해 임차보증금 유동화를 추진한다. 2000억원 규모로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및 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방식이다. 해당 유동화증권의 만기는 2년이다.

이를 위해 홈플러스는 SPC인 '이퀄라이저리테일유동화투자제1호'(이하 이퀄라이저)와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 대상자산취득 관련 계약(대상자산거래계약)을 체결했다.

즉 홈플러스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등을 회계상 이체약정 방식으로 이퀄라이저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임차보증금은 매장을 빼지 않는 한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지만 홈플러스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셈이다.

임차보증금은 재무제표에 고정자산으로 분류된다. ABSTB, ABCP 발행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유동화하면 고정자산은 사라져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유동화 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이퀄라이저는 해당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 13일 SPC, 금융사 등 대주들로부터 4000억원을 차입하는 유동화대출약정(ABL)을 체결했다.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세운 SPC도 이들 대주단에 참여했다. 이들 SPC는 이퀄라이저와 맺은 대출채권을 기초로 200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증권이 세운 SPC 뉴스타플러스 제1차는 이퀄라이저에게 1000억원 규모로 대출을 진행했다. 뉴스타플러스 제1차는 이퀄라이저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ABSTB를 찍기로 했다. 해당 SPC는 지난 13일 382억원 ABSTB를 발행한데 이어 이달 27일 250억원, 다음달 3일 375억원규모의 ABSTB를 찍을 예정이다.

KB증권이 사모사채 인수로 신용을 보강했다. 즉 시장에서 ABSTB가 팔리지 않게 되면 KB증권이 모두 인수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삼성증권이 세운 SPC 엔와이랜드마크 제1차와 키움증권이 세운 SPC 엠아이 제8차는 이퀄라이저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각각 500억원 규모의 ABSTB, ABCP를 발행키로 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역시 대출채권 매입확약 등 해당 유동화증권에 대해 신용보강에 나섰다.

한편 홈플러스는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일각에서는 묶인 돈이나 다름없는 홈플러스 매장 임차보증금까지 빼낸다는 점에서 논란은 계속돼 오고 있다. 부채비율을 낮춰 매각에 유리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