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금액 현실에 더 가깝게 반영
납세자 예측가능성 높아져 긍정적
1주택자 세부담 경감요인 등 겹쳐
알짜 입지 똘똘한 한채 선호 심화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선이 공시가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1가구 1주택자들의 세부담이 종전보다 완화됐다. 특히 정액기준으로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알짜 입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은 1주택자 세부담 경감요인 등과 겹쳐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에게 의뢰해 종부세 과세기준선 완화에 따른 세부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2021년 공시가격이 10억4690만원인 경기도 과천 래미안슈르(전용 84㎡)는 당초 종부세(농어촌특별세 포함)가 32만748원이 나올 예정이었지만 종부세 기준선 상향으로 0원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계산됐다. 당초 328만5010원의 보유세를 납부해야 했지만 기준선이 상향되며 296만4261원만 납부하면 되는 셈이다.
다만 기존 공시가격이 11억이 넘는 아파트는 부담이 크게 줄어들진 않았다. 2021년도 공시가격이 15억4560만원인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112㎡)는 과세 기준선이 9억일 때 종부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179만8110원인 반면, 11억으로 상향해도 177만592원으로 2만7518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1주택자는 몇 년간 이어지던 보유세 부담 증가 레이스에서 다소나마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 및 세부담 상한 상향에 이어 2022년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앞두고 있는 등 과세부담이 상당했던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공시가격 인상 부담은 여전하나 1주택자까지는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 상향(9억원→12억원) 추진과 더불어 재산세 경감(공시가격 9억원 이하 세율 3년 경감), 종부세 공제금액 상향(9억원→11억원) 등으로 과세에 대한 부담이 종전보다 낮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공제금액이 현실에 좀 더 가깝게 반영됐다는 점과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주택 가격이 급등한 만큼 공제금액 인상은 현실화를 반영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국민에게 1가구1주택 선호 인식을 심어준 것은 장기적 주택안정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역시 "정률 기준이 아닌 정액 기준으로 바꾸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부세 기준선에 대한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 부담이 커진 서울지역은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공제금액이 9억원으로 결정되던 2009년보다 호당 평균 아파트 실거래가가 크게 상승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 5억611만원이었던 호당 평균 아파트 실거래가는 2021년 11억3033만원으로 급등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현재 제시된 수정안은 그간의 현실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종부세가 적용되는 기준금액선을 훨씬 크게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종부세 기준선 완화에 따라 부동산시장은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 랩장은 "신축, 정비사업지, 교통망 확충예정지 등 알짜 입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은 1가구1주택자 세부담 경감요인 등과 겹쳐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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