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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사퇴 선언에 대선판도 후폭풍...與 "사퇴쇼" 野 "만류"

눈물 보인 이준석 "권익위 조사 참 야만적"
이재명 캠프 "속 보이는 사퇴쇼..국민 기만"

윤희숙 사퇴 선언에 대선판도 후폭풍...與 "사퇴쇼" 野 "만류"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의혹으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야당 대권주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여야 대권판도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 지도부와 야권 주자들이 한 목소리로 윤 의원을 만류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가운데 야당은 보여주기식 '사퇴쇼'라고 비판하고 있다. 윤 의원의 사퇴를 두고 여야가 이슈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관련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간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구 지역주민들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3일 발표된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윤 의원은 부친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의원직 사퇴의 특단책을 두면서도 권익위 조사에 '야당 흠집내기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우선 윤 의원은 부친이 2016년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농사를 취득한 것이 맞다며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해명했다. 결혼 후 26년 이상 호적을 분리한 채 독립 가계로 살아왔다는 점을 들어 권익위 조사를 '끼워맞추기 조사'라고 짚었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민심의 역린 '부동산 이슈'를 건드려 평판 흠집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같은 당 대선주자들은 사퇴를 만류했다. 무리한 조사에 따른 '억울한 사퇴'라는 점을 강조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이준석 대표는 "윤 의원은 잘못한 것이 없고 책임질 일이 없다. 연좌의 형태로 의혹제기를 한 것에 야만적이라고 표현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이날 앞서 윤 의원의 소명을 받아들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권교체와 향후 국민들을 위한 정책 수립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분"이라며 "많은 분들의 바람처럼 (사퇴의) 뜻을 거둬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지사 측도 '연좌제'라며 안타깝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논평을 통해 '속 보이는 사퇴 쇼'라고 비판했다.
김남준 캠프 대변인은 "진정 사퇴 의사가 있다면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기자회견을 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속 보이는 사퇴 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의원의 '임차인' 연설을 거론하며 "임차인이라고 큰소리치던 윤희숙은 어디로 가고 경자유전 원칙을 어긴 탐욕스런 집안의 딸만 남았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여야가 각각 '부동산 불법 의혹'과 '권익위 무리한 조사' 등의 프레임으로 공방을 이어가며 대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