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은 집만 잘 지으면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해가고, 입주민의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 잘 만드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그 안을 잘 채워 넣는 것도 건설사의 몫이 됐습니다. 그중 하나가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스마트홈서비스입니다."
3년 전 코오롱글로벌이 고객에게 스마트홈서비스인 'IoK' 제공을 약속한 가운데 담당 업무를 총괄한 하춘식 코오롱글로벌 상무(사진)는 주택건설에 대한 철학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코오롱글로벌에서 25년 등 건설업에서 30년을 재직한 뼛속까지 건설DNA가 흐르는 건설인이다. 5개의 프로젝트 현장소장과 건축팀, CS팀장을 역임해 현재는 건축본부 담당 임원으로 기전팀에서 진행하는 IoK를 총괄하고 있다.
이제는 신축 아파트에 스마트홈서비스 적용이 당연스레 여겨지고 있지만, 코오롱글로벌이 서비스를 처음 기획한 건 5년 전이었다.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단 1곳만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던 시기에 코오롱글로벌은 야심차게 자체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하 상무는 9일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건설사의 당연한 역할"이라며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원스톱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고, 마침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인 코오롱베니트가 있어 자원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총준비기간 5년, 본격 개발기간 3년을 거쳐 탄생한 IoK의 서비스 완성도는 탄탄했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더불어 삼성전자, LG전자 양대 가전사의 8종 제품과 호환이 가능하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도 연동이 가능해 국내 적용된 스마트홈서비스 중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인정받고 있다. 현재는 개발을 모두 마치고 지난 8월 부개역 코오롱하늘채 현장에 적용했다.
하 상무는 "가족 구성원 간에도 이통사가 서로 다를 수 있고,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다를 수 있어 최대한 많은 업체와 협업을 통해 연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처음에는 경쟁업체 간 공동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의 편리함과 니즈를 설득한 덕분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이루지 못했던 협의를 이끌어 낸 비결을 기업문화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코오롱글로벌은 역량의 70%는 미래를 고민하고, 30%는 현재를 관리한다는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다"며 "대형사들도 개척하지 못한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획 당시 경영진이 흔쾌히 허락한 것도 다 미래를 생각하는 조직문화 덕분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주택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주거통합 서비스를 확대하고 카쉐어링과 전기차충전시스템, 공유마켓 등의 기능을 추가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코오롱글로벌의 아파트 브랜드인 '코오롱하늘채'의 대표 스마트홈서비스를 개발했지만, 하 상무의 포부는 다소 소박했다. 그는 "주니어 시절 선배들과 회사로부터 보호도 받고 능력을 개발할 기회도 받은 만큼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후배들을 리딩하고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자고 출근길마다 되뇐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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