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송파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왼쪽부터)이 13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을 건의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서울 내 재건축을 준비하는 단지가 많은 송파·양천·노원 구청장들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촉구했다. 변경된 평가항복별 가중치 중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거환경은 낮아진 반면 구조안전성은 너무 높아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14일 자치구들에 따르면 박성수 송파구청장과 김수영 양천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전날 중구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를 공식 요청했다.
앞서 국토부는 2018년 3월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의 구조 안전성 확보와 주거 환경 개선 등의 취지로 '안전진단 절차 및 기준'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재건축 단지 등에 대한 안전진단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 △'건축마감 및 설비 노후도'는 30%에서 25%로 하향 △'주거환경'은 40%에서 15% 하향이 주요 골자다.
현재 30년으로 정해져있는 재건축 연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거 환경이다. 30년이 넘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주차면적 부족, 녹물, 누수 등으로 열악한 주거 환경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진단 평가항목에서 기존 40%를 차지하던 주거환경은 15%로 낮아져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재건축 안전진단은 1차 판정에서 A~C등급일 경우 유지·보수, D등급 조건부 재건축, E등급 재건축 확정 판정이 결정된다. D등급 조건부 재건축은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최종 재건축 가부가 결정되는데,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되면 1차 진단 재도전 시 다시 비용이 드는 문제가 발생해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
이에 구청장들은 노 장관에게 △구조안전성 △건축마감 및 설비 노후도 △주거환경의 비중을 모두 30%로 동일하게 재조정해 줄 것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주차장 부족과 층간소음 뿐 아니라 수도시설과 전기안전시설 노후화로 녹물과 화재, 누수 발생빈도가 높아져 주거환경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서울 내 획기적 주택공급이 가능하다고도 주장했다. 현재 14개 단지, 2만6000여 가구 규모인 양천구 목동아파트는 재건축이 이뤄지면 현재보다 2배가 많은 약 5만3000여 가구 주택공급이 예상돼 주택공급 정책에 신뢰를 싣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규제 강화가 아닌, 주택공급 확대가 우선"이라며, "안전진단 기준 등 규제 강화로 재건축 사업 추진이 어렵고,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위협받고 있다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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