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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일상, 다시 만나는 거장들

1년의 기다림 ‘빈 필&리카르도 무티’
180년 전통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모차르트·슈베르트 교향곡 2곡 준비
내달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피아노의 황제 ‘예프게니 키신’
3년만에 한국 찾아 단 하루 리사이틀
바흐·쇼팽 등 다양한 레퍼토리 선사
내달 22일 잠실 롯데콘서트홀 공연

다시 찾은 일상, 다시 만나는 거장들
예프게니 키신 롯데콘서트홀 제공
코로나19로 빼앗겼던 일상이 돌아오는 11월.

'위드 코로나'의 시행을 기다렸다는듯이 세계적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서울을 찾는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지난해에 벌써 한국을 찾았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다음달 오랜 기다림 끝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피아노의 황제'라 불리는 예프게니 키신도 오랜만에 한국을 찾아 다섯번째 리사이틀을 펼친다.

■세계 최정상 빈 필, 1년의 기다림 끝 내한

오는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세계 최정상으로 꼽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펼쳐진다.

1842년 창설돼 약 18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빈 필은 한스 리히터, 구스타프 말러,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브루노 발터, 카를 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거쳐간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다. 특히 '빈 필 사운드(Viennese Sound)'로 설명되곤 하는 빈 필만의 섬세하고 정교한 연주 스타일을 지켜나가며 음악적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의 포디엄에는 세계적인 거장 리카르도 무티(80)가 선다. 그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에 최다 초청된 지휘자이자 현존하는 지휘자 중 빈 필과 가장 많은 연주를 한 지휘자 중 한 명으로 원칙을 중시하는 엄격함과 카리스마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서울 공연은 당초 지난해 예정돼 있었지만 당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 해 순연됐다. 이번 공연은 1973년 빈 필의 첫 내한 이래 12번째 내한공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1980년부터 2004년까지 4번의 공연 후 17년만의 공연이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교향곡 35번 '하프너'와 슈베르트 교향곡 9번 '그레이트' 단 두 곡이다. 협연자 없이 오직 교향곡들로만 준비됐다는 것 또한 이색적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빈 작곡가들의 교향곡 두 곡으로만 프로그램이 채워지는데 협연자 없이 오케스트라 연주만으로도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수 있다는 빈 필하모닉의 자신감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피아노 황제' 키신도 3년만에 방한

천재적인 신동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피아노 황제' 예프게니 키신(50)도 한국을 다시 찾는다. 2006년 첫 내한 이후 매 공연마다 최다 관객 동원은 물론 전석 매진 신화를 이어가며 리사이틀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온 키신은 오는 11월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키신의 다섯번째 내한 리사이틀로 전국 투어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왔던 여느 내한공연 때와는 다르게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단 하루만 열린다.

지난 2018년 내한공연 이후 3년만에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키신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부터 자신의 특기인 쇼팽까지 관객들에게 친근하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레퍼토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의 문은 바흐와 카를 타우지히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로 시작된다. 이어 모차르트의 '아다지오 b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31번 A플랫장조 작품 110'이 연이어 연주될 예정이다.
2부는 쇼팽의 음악들로 채워진다. '마주르카' 작품 7-1과 작품 24-1를 비롯해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작품 22' 등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한편 30회가 넘는 커튼콜과 기립박수, 1시간에 걸친 10곡의 앙코르, 자정을 넘긴 팬사인회까지 공연마다 특별한 화제를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키신이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