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단 주민 수천명이 25일(현지시간) 수도 하르툼에서 군부의 쿠테타에 항의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단 군은 이날 2019년 '혁명'뒤 집권한 과도정부를 몰아냈다. AP뉴시스
수단 군부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해체했다. 비상사태도 선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민간 과도정부와 갈등을 빚던 수단 군부가 이날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했다.
수단 주민들은 쿠데타에 항의해 수도 하르툼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과도정부를 감독하는 역할을 했던 국가위원회 위원장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이날 TV 연설에서 군이 군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부르한 장군은 대부분 쿠데타 세력들이 그렇듯 신속한 민간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과도정부를 대신해 기술관료들로 새 정부를 구성하고, 헌법재판소와 의회도 다시 문을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 7월에는 총선도 치러지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TV 발표 수시간 전 수단 문화정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무장한 군인들이 압달라 함독 총리와 정치인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부는 뒤이어 부르한이 "군사 쿠데타를 통해 정권 장악을 선언했다"는 포스트를 올렸다.
수단 문화부는 또 총리가 '납치'됐다면서 "수단인들은 밖으로 나와 동원 가능한 모든 평화적 수단을 이용해 시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도둑들로부터 혁명을 되찾아 오라"고 강조했다.
문화부는 이후 "군사 쿠데타를 거부하는 시위대에 군이 실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수단의사회에 따르면 시위대와 군이 충돌해 최소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단 과도정부는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장기집권에 대한 시민 봉기 수개월 뒤인 2019년 집권했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당시 정권 교체를 이뤄낸 세력이 군이라는데 있다.
시위대와 민간 관리들은 바시르 정권 전복을 시민들이 이뤄낸 '혁명'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실상 그의 정권을 끝장 낸 것은 군이었다고 FT는 전했다.
수단 과도정부는 최근 수개월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200%에 육박하는 등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 가운데 경제대응책을 놓고 사분오열하면서 결국 군사 쿠데타를 불렀다.
하르툼의 명망 있는 인권 변호사인 나빌 아디드는 군과 민간 간 연계가 깨졌다면서 내부 문제에 관해 서로 의견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정책을 둘러싼 민간 분열이 정부의 힘을 약하게 만들어 쿠테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수단의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날 성명에서 수단 상황 전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쿠데타는 수단인들의 민주화 열망을 막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어 수단에 대한 지원 역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수단 군부에 경고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모임인 아프리카동맹위원회(AUC) 무사 파키 마하마트 위원장도 수단 군에 민간과 즉각적인 대화에 나서고, 체포된 정치 지도자들도 모두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담당 집행위원 역시 쿠데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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