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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중소기업 ESG, 위기를 기회로

[차관칼럼] 중소기업 ESG, 위기를 기회로
연일 ESG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와 기업들이 ESG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ESG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 ESG가 급부상한 데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있다.

코로나19는 인류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을 만들어냈고, 사회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를 확산시켰다. 이러한 요구가 기업 경영에 접목된 것이 ESG라 하겠다.

애플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제조 공급망에서 탄소중립 100%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인권성명서를 만들고, 협력사에도 이에 대한 준수를 요청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이미 강도 높은 수준의 ESG 참여 요구가 있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연달아 ESG 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중소기업들도 재생원료 사용, 근로환경 개선, 윤리경영과 같은 ESG 참여를 요구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사와 금융기관도 앞으로는 ESG 요소를 고려하겠다고 한다. ESG는 중소기업에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ESG 확산을 과연 위기로만 볼 수 있을까. 테슬라는 작년 전기자동차 생산으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팔아 본업인 자동차 판매에서의 적자를 만회했다. ESG 실천이 반드시 기업의 이윤 창출과 상충하는 것은 아니다. ESG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시행한 실태조사에서 절반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ESG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다소 저조한 실정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을 다녀 보면 새로운 규제가 등장한다는 불안감도 있지만, ESG에 대해 알고 싶다는 의지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열정도 느낄 수 있었다.

중소기업의 ESG는 규제가 아닌 지원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고려해, 중기부는 2022년을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아 인식 확산부터 본격적인 ESG 경영 도입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우선, 올해는 중소기업이 자가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ESG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인식확산을 뒷받침할 것이다. 수출중심, 고탄소업종 등 ESG에 먼저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해외인증 획득 지원, 탄소중립 R&D와 전용자금 등 개별사업을 통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이에 더해 ESG 분야 자상한기업을 추가 발굴하고, 동반성장지수에 ESG 요소를 강화하는 등 대·중견기업의 상생 노력도 촉진할 계획이다.


적절한 지원과 인센티브가 있다면 ESG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 ESG를 경영에 접목하기 위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의 ESG 참여가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힘든 한 걸음일 수 있지만,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제로 나아가는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