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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중단 중대기로… 현재 방역지침으론 불길 못잡는다[위드코로나 위기]

25일 방역조치 강화 방안 발표
고령층 중심 확진 무섭게 증가
서울 중환자 병상 가동률 86%
50∼60대 추가접종 기간 단축
방역패스 유효기간·청소년 검토

일상회복 중단 중대기로… 현재 방역지침으론 불길 못잡는다[위드코로나 위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4000명대를 넘어선 24일 서울광장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급제동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방역지표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지면서 현 수준의 방역지침으론 확산세를 잡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방역당국 사령탑도 비상계획(서킷브레이커) 발동을 언급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이다. 정부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이르면 25일쯤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방역지표 일제히 빨간불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115명으로 처음으로 4000명을 넘어 역대 최다치를 갈아치웠다. 위중증 환자 역시 600명에 바짝 다가서 사상 최대규모다. 사망자도 34명 늘며 지난 2020년 12월 29일 하루 40명 기록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을 보였다. 일상회복 이후 일정 부분 예견됐던 방역지표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일상회복 1단계를 가동하면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는 불가피하고 앞으로 확진자 수가 의미 있게 감소할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일상회복 전반에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60세 이상 고령층 중심의 코로나19 확진세와 이에 따른 위중증 환자 급증, 병상 부족 문제다. 코로나19 유행 규모보다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가파르고, 이는 사망자 수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1%를 기록해 70%를 넘겼다. 수도권은 83.7%, 위중증 환자가 몰리는 서울은 86.4%까지 치솟았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81% 수준으로 병상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1일 이상 대기자는 이날 현재 788명에 이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첫걸음을 뗀 일상회복이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멈춰설 수 있다는 것을 일정 부분 인정한 셈이다.

이날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도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유행규모는 일상회복을 하면서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유행규모 수준에 비교해보면 위중증 환자의 증가는 예측 범위를 넘어 상당히 높게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위중증 환자 발생률은 종전 확진 규모로 치면 신규 확진자 5000명대 수준에 준한다"고 설명했다.

■방역패스 청소년 확대 검토

정부와 방역당국은 거센 코로나19 확산세의 불길을 진화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현재 위중증 환자 증가와 병상 가동률 악화가 코로나19 감염 취약층인 고령층에 있다고 보고 고령층의 추가접종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50대는 5개월, 60대는 4개월로 단축 조정했다. 정부는 이들 고령층에 대한 추가접종을 서둘러 더 이상의 유행 확산을 차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25일에는 일상회복위 4차 회의를 열어 의견수렴을 통해 악화된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기로 했다. 일상회복위에서 논의된 내용은 중대본에서 최종 검토를 거쳐 방역 정책으로 시행된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지속 기간을 고려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 유효기간을 두고, 방역패스를 청소년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과 12일에는 행정명령을 내려 위중증 환자 병상을 늘리고 있다. 또 효율적으로 병상을 관리해 중환자의 상태가 호전될 경우 하위 등급 병상으로 전원하고, 재택치료를 활성화하는 등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 중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